오늘은 어버이 주일입니다. 가정의 의미, 어버이의 자리가 새삼 위대함을 생각할 기회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은 <중보자 예수님>께서 우릴 위해 기도하고 계신다는 내용입니다. 다시금 관계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 우리를 하나님께 이어주는 유일하신 중보자이십니다.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은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서, 사랑하는 부모님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한 것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 됩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조차, 즐겁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젊은 남녀의 사랑도 아름답지만, 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사랑하는 모습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우리 교우들 중에 이런 분들이 있어서 자랑스럽습니다. 결손 가정의 아동을 초청해서 목욕을 시켜주고 따뜻한 밥을 먹여주고 함께 잠을 자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어려운 이웃에 대해서 얘기를 듣기가 무섭게 팔을 벗고 돕는 손길을 베푸는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새벽 기도회 시간에 낡은 옷을 입은 신학생 얘기를 했는데, 한 주간도 지나기 전에 양복 한 벌 값을 내밀던 한 고 이금순 권사님이 기억나고, 퇴학당할 처지의 신학생의 등록금을 몇 차례 이름 없이 내주셨던 고 김성일 장로님이 기억납니다. 사랑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의 실천은 기도로 승화되었습니다.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복된 일입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더욱 귀하고 복된 일입니다. 예수님이 세상 사람들을 바라보실 때, 사랑의 가슴으로 벅차있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사랑을 받고 싶어 했습니다. 배고프고 병든 사람들, 외롭고 지친 사람들, 자신의 힘으로는 풀 수 없는 질긴 굴레에 묶여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찬 세상이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그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역시 한계가 있으셨습니다. 시간적으로도 모자랐고, 공간적으로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중보의 기도를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지켜주심을 빌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사랑의 실천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 부탁하신 것입니다. 기도는 쉬지 않아야 할 것이지만,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기도를 통해서 사랑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하신 중보의 기도를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천지가 개벽하는 그런 몽상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그 자리에서 사랑을 실천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바꾸려고 해서는 끝이 없습니다만, 단 한 사람, 자기 자신만 바꾸면 세상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하나된 것을 늘 확인하셨습니다. 꼭 같은 생각이나 행동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 한 목표를 향해서 함께 손을 잡고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서로 이해하는 마음이고, 서로의 입장을 배려해 주는 마음입니다. <관중과 포숙아>의 얘기를 다시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전혀 엉뚱한 친구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때 우정은 계속될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지금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한 마음을 가지는 일입니다. 큰마음이며 넓은 마음입니다. 그 때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 가능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중보의 기도로 승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을 닮아가는 것이 우리의 참 모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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