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182호.
시편 43:1-3.
찬송 38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르침 중에는 어린아이들이 어른들에게 가르쳐주는 것도 많습니다. 그런 어린 아들의 가르침 중에서도 특히 최고는, 다음의 세 가지라고 하지요. 이유 없이 행복하기, 늘 뭔가로 바쁘기, 원하는 걸 어떻게든 얻어내기. 정말로 아이들은 언제나 별 이유도 없이, 혹은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마냥 행복해 하지요. 늘 뭔가 더 재미있고, 더 신기한 게 없을까 둘러보고 찾아보느라 항상 바쁩니다. 그러다 여차하면 울어서든떼를 써서든, 어떻게든 원하는 걸 얻어내지요. 그런 자세를 어른한테 맞게 조금씩 바꾸어서 배우고 익히면, 매일매일이 더 바쁘면서도 훨씬 즐겁고 신기하고 더 크게 얻는 느낌을, 얻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12년 8월 22일 방송>
2. 오늘은 종교개혁 495주년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교회의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루터는 말했는데, 그것은 교회가 속한 시대정신을 올바르게 읽고 걸맞게 변화해야 하는 때문입니다. 작금 우리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킬 주체로써가 아니라, 세상의 지탄을 받는 객체로써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한 특징을 오늘 본문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높은 데로 올라가려는 욕망이 큰 문제입니다(35-37, 41절).
한국 기독교회는 총체적으로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 중의 하나가 “머리가 되고 꼬리가 되지 말게 해 주옵소서!” 라는 잘못된 신앙에 있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세베대의 아들들의 청탁과 아주 닮은 내용입니다. 평행귀인 마 19:20-21에는 그들의 어머니가 청탁했던 일화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욕망이 야고보와 요한의 가족뿐 아니라, 다른 제자들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모든 문제의 발단이 바로 이 같은 세속적인 욕망에서 비롯되고 있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것은 기독교 정신을 오해내지는 심각한 곡해라고 하겠습니다. 어느 대표적인 감리교회의 목사는 큰 교회가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세속적 성공 지향적 교회를 찬양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들이 깨달을 것은, 예수님이 말구유에 오신 사실이나, 십자가를 지신 목적을 깊이깊이 성찰하는 일입니다.
낮은 데로 내려가려고 힘써야 합니다(38, 43-45절).
세상 사람들은 강한 힘과 많은 소유에서 성공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정반대로 말씀하십니다. 가난함이 행복이고(눅 6:20-21), 낮은 데로 내려가 섬기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입니다(43-44절). 어떤 의미에서 보면 세상이 추구하는 욕망과는 전혀 반대로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참된 성공과 출세며 진정으로 복된 삶이라고 말입니다. 한 농아인 장애우들을 지도하는 목사님께서 교통사고를 당한 교우를 위해 동분서주 하시는 얘기를 전해오셨습니다. 보험회사 직원과 싸우실 것입니다. 욕을 많이 먹을지도 모릅니다. 약자를 대신해서 일하는 것은 많은 고통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역시 불법 체류자인 한 중국인이 당한 교통사고를 돕다가 많은 욕을 먹었습니다. 그 때 목사가 누릴 행복을 제대로 맛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주님은 그런 기쁨과 즐거움을 깨닫고 누리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섬김은 천국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일입니다(마 5:3-12).
하나님의 나라는 구름 너머에 있는 어떤 신비한 나라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은 주님께서 왕노릇 하시는 나라가 천국이라고 말씀합니다(약 4:8).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나라가 천국이라고 말입니다(막 10:14). 우리들 인생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은 천국을 향한 분명한 목적 때문입니다. 섬김 역시 천국을 향한 삶의 내용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팔복(마 5:3-12)은 천국을 살고 있는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천국의 삶을 사는 것이기에 그렇게 사는 것의 이유이고 목적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천국의 삶을 요약하는 섬김이란 우리의 현재를 천국으로 만드는 가장 분명한 몸짓이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섬김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남을 힘들게 하는 지배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살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천국을 살고 있기를 우리의 기도에 넣을 이유입니다.
3. 오늘은 종교개혁 495주년 기념 연합예배가 중앙교회당에서 열립니다. 제가 맡은 순서는 성만찬을 집례하는 일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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