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184호(2021. 1. 16. 토요일).
시편 시 120:1-4.
찬송 57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내 없이 혼자서 다섯 살 난 아이를 키우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아들을 무척 사랑했죠.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먼 길을 떠나고 없는 사이에 도둑들이 몰려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그의 아들을 납치에 갔습니다. 그는 마을을 헤집고 돌아다니다가 어느 잿더미 위에서 아이 시신 하나를 발견하고 목 놓아 울었죠. 그는 가슴을 치며 울부짖다가 장례를 치른 후 뼈 가루를 주머니에 넣고 항상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며, “아빠, 문 열어 주세요.” 하며 그를 찾았습니다. 남자는 문을 열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슬퍼서 울기만 했죠. 아들이 죽었다고 믿고 있던 남자에게 “아버지 문 열어 주세요.” 하는 소리는 가짜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는 수 없이 아이는 되돌아갔습니다. 집착과 편견, 그리고 고정관념들은 어느 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찾아와 문을 두드려도 문을 열어주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습니다. 그래서 평화와 위로는 집착과 고정관념을 버리는 곳에 제일 먼저 찾아간다고 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4년 1월 23일 방송>
2. “안식일의 주인(2:23-28)”과 “오그라든 손을 펴주신 예수(3:1-6)”을 읽었습니다. 마가복음서에는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신 일 등으로 바리새파 사람들과 많은 논쟁이 있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어찌하여 주님은 안식일을 골라서 병자들을 고쳐주신 것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평신도들은 성경을 일기 쓰듯 예수님의 행적을 연대기적으로 써 내려간 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전혀 아닙니다. 그것은 복음서 4권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통해서 알 수가 있습니다. 그들 복음서 기자들은 자신들의 신학적 경향에 따라서 취사선택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에 등장하는 기적 이야기들이나 일화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안식일이 아닌 평일에도 이런 기적들은 많이 있었다는 것을 이해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 비벼서 주린 배를 채운 것을 두고 안식일 논쟁을 일으킬 때 하신 대표적인 안식일 논쟁 일화입니다. 그리고 오그라든 손을 펴 주신 기적 일화도 그런 배경에서 읽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안식일의 율법은 십계명을 엄격하게 해석하기 시작한 바벨론 포로기 이후라고 학자들은 주장합니다. 바벨론 포로사건은 유대 역사에서는 매우 충격적이고 굴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신 것은, 그들에게 온갖 세상의 좋은 복을 주시겠다 하셨는데, 잔혹 무도한 바벨론의 군사들에게 정복을 당하고 성전이 불태워지고 지도자들이 붙잡혀 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으니 말입니다. 그들은 이런 시련 앞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리셨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이런 시련의 원인은 하나님을 올바로 섬기지 못한 결과이니까,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후자가 포로기 이후의 이스라엘의 신앙운동의 바탕이 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 생겨난 집단이 바리새파였고, 그들은 율법준수에 목을 매는 신앙생활을 했는데,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신앙생활에까지 지나칠 만큼 간섭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613개의 율법을 바르게 지키기 위해서 시행 세칙(보조 율법)까지 만들었는데, 가령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계명에는 39가지의 보조 율법을 만든 것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결과적으로 안식일이 축복의 날이라는 의미는 다 사라지고, 안식일을 범하지 않는 것들만 생각하는 가장 슬프고 힘든 날로 만든 것입니다. 그 39가지 보조 율법이란 안식일엔 무화과 열매 한 알 정도를 들면 안 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70, 80년대 부산의 백파 교회는 안식일에 버스도 타지 못하게 하고 밥도 못 사먹게 해서, 교인들이 새벽에 일어나 30, 40리 길을 걸어서 교회를 다니곤 하였습니다. 안식일은 기쁨의 날이 아니라, 고통과 슬픔의 날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만나는 기쁨을 잃게 하는 어떤 것도 거부해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묵상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자적 이해가 아니라 맥락적 이해가 필요. / 막 3:20-35. (0) | 2021.01.19 |
---|---|
갈릴리 호숫가에 모인 사람들이 찾은 것들. / 막 3:7-19. (0) | 2021.01.18 |
금식은 신앙생활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 / 막 2:13-22. (0) | 2021.01.15 |
죄를 용서할 권세를 가지신 주님. / 막 2:1-12. (0) | 2021.01.14 |
전도는 왜 해야 합니까? / 막 1:29-45. (0) | 2021.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