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313(2021. 5. 25. 화요일).

시편 시 6:4-7.

찬송 9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매일매일 기록하는 자신의 이야기인 일기, 여러분은 어떠세요? 일기 많이 쓰시는가요? 이 일기가 어떤 경우에는 세계적인 고전이 되기도 하지요. 스위스의 철학자 헨리 프레더릭 아미에가 평생에 걸쳐 쓴 일기가 바로 그런 건데요. 일기를 쓰는 행위에 대해서 이렇게 썼습니다. “일기는 고독한 사람의 위안이자 취미이다. 날마다 기록되는 이 독백은 기도이면서 영혼과 내면, 그리고 신과 대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혼란스러운 나에게 평화를 준다. 일기를 쓰는 것은 펜을 든 명상이다.” 그의 일기는 <구원과 심판>이라는 기독교적인 주제에 비중을 두면서도, 19세기 중후반 유럽 사회의 풍속화이기도 해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7,000페이지에 달하는 그의 일기는 사후에 편집되어서, [아미엘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출판이 되었는데요. 이렇듯 자신의 내면에 깊이 몰입해서 예술 작품을 만든 일기가 있는가 하면, 치열한 전쟁터에서의 장군의 삶을 담은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 기록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조선 왕실의 [승정원일기]와 같은 우리의 고전도 있지요. 김구 선생의 [백범 일지], 한 개인의 일기이기도 하지만 파란만장한 우리 근대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남미 젊은이들의 우상인 혁명가 체 게바라는, 남미 숲속에서 게릴라전을 펼치면서도 적에게 체포되기 전날까지 일기를 썼다고 하네요. 그 일기는 또 [볼리비아 다이어리]로 미국에서 최근에 개정판이 또 출판되었습니다. 체 게바라는 일기를 통해서, 화약 냄새 나는 오늘을 성찰하고, 또 그 속에서 내일을 전망하는데요. 날마다 전투 상황과 또 적의 동향으로 기록된 그 일기에 이런 구절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이다. 늘 나로 인해 두 손 모아 기도하시는 어머니의 가련한 모습이 떠올라 가슴 아프다. 우리는 언제나 꽃처럼 환하게 만날 수 있을까?” 그가 세상을 떠나던 해인 1967621일자 일기입니다. 그리고 또 우리들의 일기가 있지요. 나만의 평범한 작품이기도 하고, 또 비밀창고이기도 한 우리들의 일기. 자신의 삶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쓰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더욱 더 진솔하게 나타냅니다. 이제부터라도 작은 노트 한 권과, 또 연필 한 자루 준비하시면 어떨까요? 시작이 반이라고 연말쯤에는 비록 1년이 아닌 7개월의 기록이지만,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던 순간들이 다시 찾아와서,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처럼, 어쩌면 즐거움을 줄지도 모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62일 방송>

 

2. “그리스도 예수의 충성스러운 군인(1-13)”을 읽었습니다. 사도는 1:15-18에서 자신을 떠나간 두 제자들의 이름과 함께 오네시모라는 이름을 불러내 많은 칭찬을 들려줍니다. 오네시모는 옥중에 있는 사도 바울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뿐 아니라, 용기를 북돋는 일을 몇 차례 하였고, 사도가 에베소에서 선교 활동을 할 때에는 많은 봉사를 했던 추억도 소환해서 간접적으로 자신의 외로움과 지치고 힘든 일면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모범적인 크리스천의 삶의 이면에는 숨길 수 없는 이력이 있었습니다. 오네시모는 빌레몬이란 주인을 섬겨야 할 종으로, 무슨 연유에선지 주인집을 도망쳐 나온 중 범죄자였습니다. 사도는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 그에게 자비를 베풀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는 항상 두 가지의 법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는 실정법인 세속법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법 영원한 하늘의 법입니다. 세속법인 실정법은 시대 상황을 반영하기에 문제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역시 시대상황을 고려해서 지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에 비해 영원한 하늘의 법은 사랑과 평화에 터를 둔 때문에, 최고의 가치로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도는 오늘 본문을 통해서 크리스천을 예수 그리스도의 병사로 또 운동선수로 비유했습니다. 가령 군인으로 부름을 받은 경우, 개인의 사사로운 생활을 잠시 접고 나라를 지키는 일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엄격한 군율이 적용됩니다. 기상해서 취침까지의 시간표를 따라야 하고, 힘든 훈련을 반복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훈련차원에서 체벌도 달게 받아야 합니다. 또한 크리스천을 운동선수에 비유하기도 했는데, 경기에 나가기 전에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엄청난 훈련을 받는 것은 물론, 사력을 다해서 목표를 성취해야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비유는 우리가 크리스천으로 불림 받았을 때, 단단히 각오해야 할 일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도는 크리스천은 항상 그리스도이신 예수를 기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권합니다. 사도가 전하는 복음의 핵심은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일, 그리고 증거하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건강과 출세 그리고 행복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덤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독교회와 일반 종교와의 갈림길이 생깁니다. 예수가 그리스도이시다 는 것이 신앙의 핵심이며 전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때로는 나머지 것들은 배설물이 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3:8-9).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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