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07호(2022. 6. 23. 목요일).
시편 시 81:8-11.
찬송 53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지요. 장마철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곡이 있습니다. 김소월 시 김연준 곡 <왕십리>인데요. 끝날 줄 모르는 장마의 지루함이 주는 우울함과 시름이, 애틋한 선율을 타고 아름답게 살아납니다. 이 시는 “운다”는 내용이 반복해서 나오는 등, 지나치게 감상적이라 소월의 대표작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왕십리라는 지명이 가지고 있는 주변인으로써의 삶의 애환, 세상살이의 고달픔과 무상함 등이 결합되면서 시 전체의 분위기는 무겁지요. 노래를 듣고 있으면 어느 덧 마음이 한 없이 가라앉으면서 왠지 모를 아픔과 고단함과 아픔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은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엔 비가 오네. 웬 걸, 저 새야, 울려 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오. 비마저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이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섬세한 시상이 낭만적이고도 쓸쓸한 화성이 실려 있습니다. 애틋한 정감이 숨어 있음을 느끼게 되는 노래지요. 전주부터가 슬픔에 잠긴 것처럼 애절합니다. 작곡가 김연준의 삶 속에 비통한 일이 많았던 것을 그의 대표곡 <비가> 와 더불어서 이곡을 통해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고 말한 평론가도 있는데요. 작곡가는 78년 1월에 김소월의 시만을 묶은 가곡집을 출간했습니다. 이 곡 <왕십리>도 그 가곡집에 수록되어 있지요. 시어의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면서, 시름에 젖어 있는 애수를 선율 속에 잘 녹여 놓았다는 평을 받았다는 곡입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6월 22일 방송>
2. “거짓 교사들(1-5절)”과 “그리스도의 훌륭한 일꾼(6-16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 그것도 교회 지도자들 가운데서 거짓 교사들이 기생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불행한 일을 더 이상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찌하여 교회 지도자들이 거짓을 일삼는지를 진지하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 초대 교회의 현상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합시다. 첫째는 거짓 영들의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둘째로 이런 거짓 영들은 위선에서 오며, 셋째로 양심에 사탄의 노예라는 낙인이 찍혔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거짓 교사들은 결혼을 금하고, 어떤 특정한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볼 때, 이런 거짓 교사들은 영지주의자들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원론자들로 타락한 이후 세상에는 선과 악, 영과 육 그리고 진리와 거짓이 존재한다는 이분법을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확보해 둔 영적지식을 전수받아야 영과 선 그리고 진리를 따를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타락한 결합으로 보고 금하였고, 거룩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을 구별하여 먹도록 한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현대 교회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라, 오히려 더 지능화되고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우려야 하겠습니다. 성경 해석에 있어서 보수적이고 문자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회나 개인일수록 훨씬 더 세상적인 욕망이 강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위 복음가 중 “내일 일은 난 몰라요.”에 해당되는 영적인 사고를 하는 분들이 사회봉사와 구제 활동에 소극적인 것은, 하늘에 보화를 쌓기 보다는,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세상에 물증을 남기려는 인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최근 종교 간의 첨예한 대립현상에서 그런 안타까움을 볼 수가 있습니다. 천진암 성지화 사업은 불교 지우기에 앞장서고 있고, 서소문 공원 성지화는 수많은 동학교도의 죽음을 덮어버리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그렇습니다. 차제에 성인 숭배 사상이 영적 세계를 위함인지, 아니면 현세적 인간 공로사상인지 심각하게 따져볼 일입니다. 일부 보수적인 개신교회가 하나님의 최후 심판에 맡기기 보다는 소위 셀프 구원을 강조하는 주장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또 다른 구원파를 만들고 있는 때문입니다. 광주 호남신학대학 언덕에는 약 스무 기의 초라하기 그지없는 묘소들이 있는데, 20세기 초 한국 땅에서 목숨을 잃은 젊은 선교사들의 묘비로, 우리에게 참된 하나님의 십자가 사랑을 깨닫게 하고 있습니다. 땅의 상급보다는 하늘의 상급을 강조할 이유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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