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896호(2022. 12. 29. 목요일).
시편 시 115:4-7.
찬송 4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작곡가 금수현은 현대문학에 <무가서> 라는 수필을 남길 정도로 글을 잘 쓰는 작곡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곡에 맞는 시를 고르는 눈이 까다로워서 우리 시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특히 서구화된 시에는 운율이 없어서 그것으로 가곡을 만들려면 작곡가를 고통스럽게 만 할 뿐이라고 하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때마침 시조 시인 이영도가 시집을 붙여왔고, 그는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 선뜻 작곡을 시작했지요. 그 곡이 바로 우리 가곡 <구름>입니다.
“정녕 윤회 있어 받아야 할 몸이라면 아예 목숨일랑 허공에 아사지고, 한 오리 연기로 올라 구름이나 되려. 무수한 해와 달을 품안에 안고 보니, 삼라만상을 발아래 굽어보고, 유유히 산 하늘 넘는 구름이나 되려. 저녁놀 빗겨 뜨면 꽃구름이 되었다가, 때로는 한 하늘 먹장으로 덮어도 보고, 아침 해 솟는 빛 앞에 몸을 맡겨 타려. 아득한 소망대로 이루어질 량이면, 인간을 멀리하여 무량한 하늘가로 티 없이 떠서, 오가는 구름이나 되려.”
자신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꼽을 만큼, 곡에 대한 금수현 의 정이 깊은 작품입니다. 과욕은 없지만 언제 희망을 조차 움직이는 구름의 모습을 담아낸 곡이지요. 69년 제1회 서울 음악제에서 테너 안형일에 의해 연주되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12월 29일 방송>
2. “두 감사의 노래(1-6절)”을 읽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바보스럽게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조금 기쁜 일이 생기면 호들갑을 떨면서 하나님께 감사하다가도, 조금만 어려운 일이 닥치면 곧 바로 원망과 불평을 늘어놓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우리 어른들은 일희일비하지 말라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너무 가볍게 인생을 살지 말고, 좀 더 과묵해지라는 뜻일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전(前) 장에서 앗수르에 잡혀갔다 돌아온 사람들 얘기가 나오는데,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 때 노하셨으나 이제 그 노여움을 푸시어 나를 위로해 주십니다. 진정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십니다. 내가 당신을 의지하니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2절). 그런데 립써비스 처럼 들립니다. 제 친구 중의 한 명은 감정이 풍부하다 못해서 깃털처럼 가벼운 언행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해를 받기 십상입니다. 그의 진심은 무엇일까? 정말 신앙심이란 게 있기나 한 걸까? 하고 말입니다. 이렇든 저렇든 부모나 스승이 가르쳐야 할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하도록 하라.”는 생활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은 그 어떤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資産)이 될 테니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언자 이사야는 두 가지 감사의 노래를 부르도록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는 것입니다(1-3절). 그리고 둘째는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감사의 내용을 노래로 지어서 부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끔 예배 중에 찬양대가 부르는 찬양이나 어떤 솔로가 부르는 찬양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설교가 무색해질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목사님은 “오늘 하나님은 은총은 찬양을 통해서 받았습니다.”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노래의 힘은 엄청날 때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편을 노래로 불렀습니다. 지금도 의식을 강조하는 교회에서는 시편 150편을 매주일 바꿔가면서 부르고 있는데, 몇 가지 튠(tune)이 있어서 튠 넘버 8 이런 식으로 표기를 하면 교인들은 그 튠에 맞춰서 부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세 이전에 많이 불렀던 그레고리안 찬트처럼 단조로운 가락이긴 하지만, 가사를 전달하는 데는 이만큼 좋은 가락도 없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제가 미국에서 예배학을 공부할 때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과목으로 <Vocal 3>가 있었는데, 저는 몇 차례 테스트를 거뜬하게 통과했는데, 교수님은 성악을 전공했느냐고 묻기까지 했습니다. 같은 클래스메이트였던 몇 분은 방과 후에 남아서 특별과외를 받던 기억이 추억처럼 살아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십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감사의 노래입니다. 이 진리만 기억하고 있다면, 우리의 삶은 불신앙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아니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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