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38호(2023. 2. 9. 목요일).
시편 시 119:69-72.
찬송 467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작곡가 채동선에게는 우리 가곡 사에서 보기 드문 사연을 가진 작품이 있습니다. 하나의 멜로디에 3가지의 노랫말을 가진 곡, 1933년 [채동선 가곡집]에 수록된 <고향>이 바로 그 작품이지요. 본래 정지용의 시 <고향>에 곡을 붙였습니다만, 정지용이 월북 문인으로 낙인찍혀 금지곡이 되자, 박화목의 시 <망향>으로 개사(改辭)해 부릅니다. 하지만 채동선이 세상을 떠난 뒤인 1964년, 유족들이 생전에 그가 좋아했던 시인 이은상에게 다시 한 번 가사를 의뢰하면서, 같은 멜로디를 지닌 세 번째 곡 <그리워>가 만들어 집니다. 채동선은 이은상의 시를 좋아해서, 노산에게 청탁한 글에 곡을 붙여 가곡으로 완성하는 것을 즐겼다고 하지요. 이은상의 비감어린 시와, 채동선의 애조 띤 선율은 본래 하나였던 것처럼 잘 어울렸습니다. 이제 들으실 갈매기 역시 그렇게 완성된 곡이지요.
“갈매기는 한 군데만 앉아 있는 것이 무척 갑갑한가 봐. 그래서 밤낮 바다위로 빙글빙글 돌지요. 갈매기는 바다 위 하늘로 날아도는 것이 무척 자유로운가봐. 인제는 나도 거리의 먼지 속을 훨훨 시원히 벗어나서 갈매기 마냥 산으로 바다로 푸른 하늘 뚫고 가고, 가고 싶어. 갈매기의 마음과 이내 심정은, 아 아 둘만이 알 뿐이라오.”
노산 이은상과 채동선은 함께 와세다대에서 유학을 했고, 광복 후 광주에서 머물렀던 시기도 비슷합니다만, 예술적인 교류만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시와 애정에 대한 애정만은 남달랐지요. <갈매기>, <추억>, <그리워> 등의 작품들을 통해서 같은 공간에 있지는 못합니다만, 둘의 예술적인 교감이 얼마나 훌륭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채동선의 곡은 성악곡입니다만, 마치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듯이 애수에 젖은 멜로디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작곡가이기 이전에 바일올리니스트로써 역시 높은 재능을 인정받았던 그의 음악적 특징 덕분이었지요. 아무도 없는 바닷가를 나선형으로 나는 갈매기의 쓸쓸한 모습이 연상됩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2월 9일 방송>
*** 사족 : 구글에서 제목을 검색하면 가락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2. “인정받는 일꾼(14-19절)”을 읽었습니다. 엊그제 국민일보는 지난 해 11월 30일 미국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공개한 챗GPT이 소개되었습니다. 사용자가 대화창에 채팅하듯 궁금한 내용을 입력하면 딥러닝(심화학습)을 통해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맞춤형 답을 내놓는 서비스로, 출시 두 달여 만에 월간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고 전합니다. 앞으로 법률자문은 물론 의료 자문과 부동산 자문 그리고 설교 자문 등등 자료화된 모든 영역에까지 확대될 것이며, 이용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제 수준 낮은 대학교수나 변호사 그리고 의사와 목사들의 자리가 흔들리게 생겼습니다. 통계 중심의 자료도 3분이면 얻을 수 있고, 감동적인 자료를 부탁하면 그 방향으로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 줄 전망입니다. 이제 강사나 목사의 과제는 웅변학원에서 감동적인 말의 전달 기술만 잘 배우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청중들은 강의나 설교의 내용보다는 강사의 음정 고저나 제스쳐에 관심을 가지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얘기들은 대부분의 직업군에서 필요한 소위 스펙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한다면, 이제 인성 혹은 인격에 관해서 필요한 덕목을 갖춰야 하겠습니다. 여전히 어떤 분야에서 건 실력못지 않게 인성의 비중이 높을 것 같습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들이 관심을 갖는 인성에 관해서 매우 차원 높은 충고라고 생각됩니다. 첫째는 말싸움을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유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엉뚱하게도 듣는 이들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치라고 하십니다. 둘째는 속되고 헛된 말을 피하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속되고 헛된 말이란, 저속하고 쓸데없는 말로 음담패설을 포함해서 시간을 낭비하는 헛소리를 말합니다. 이런 말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마침내 암처럼 퍼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실제 인물의 이름이 거명되기도 했습니다. 셋째는 주님의 부활을 불신하도록 가볍게 말하는 일이라 했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대해서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홀대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언행은 아직 연약한 사람들의 신앙을 기초부터 흔드는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니 결국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람, 인성과 인격이 바로 선 사람이란 그의 말에서 찾을 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말에서 향기가 풍겼으면 하는 아침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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