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37호(2023. 2. 8. 수요일).
시편 시 119:65-68.
찬송 8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안서 김억은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 시집 <오뇌의 무도>와 창작시집 <해파리의 노래>를 낸 시인입니다. 자신의 모교인 오산 중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당시 맺게 된 소월과의 인연으로, 후대에는 김소월의 스승으로 더 알려졌습니다만, 그의 기예 역시 소월 못지않게 출중했던 것으로, 많은 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 문학계의 한 흐름이었던 우울하고 사색적인 문학을 시를 통해 국내에 소개하며 문인으로 명성을 쌓아왔지요. <가려나>, <꿈길>, <나의 사랑은> 같은 시들은 그의 시에 담긴 서정성 덕분에 여전히 가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작곡가 김형주가 곡을 붙인 <옛날> 역시 안서 김억의 시이지요.
“잃어진 그 옛날이 하도 그리워, 무심히 저녁 하늘 쳐다봅니다. 실낱같은 초승달 혼자 돌다가 고요히 꿈결처럼 쳐다봅니다. 실낱같은 초승달 하늘 돌다가, 고요히 꿈결처럼 슬어지길래, 잃어진 그 옛날이 못내 그리워. 다시금 이 내 맘은 한 숨 쉽니다.”
김형주는 깐깐하고 타협이 없었던 작곡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공사가 분명하고 곡을 만드는데 있어서 역시 예술가로써의 자유분방함 보다는 학자로써의 태도를 고수했던 그였지요. 하지만 시를 고를 때만큼은 철저히 예술가의 마음으로 돌아갔습니다. 소월과 그의 스승 안서의 김억의 시는 작곡가 김형주 의 예술적인 욕심을 채워준 작품들이었지요. 1958년 순천 여중 고등학교를 사임하고 한국 신학대학에 강사로 나가면서 그는 줄 곳 가곡 창작에 정열을 쏟았습니다. <진혼>, <맘켱기는 날>,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같은 곡이 당시에 작곡한 곡들이지요. 하지만 그는 조병화시에 곡을 붙인 <사랑>을 끝으로 서서히 기악곡과 음악 평론 쪽으로 창작의 방향을 선회합니다. 1974년 5월 가곡 창작을 다시 시작해서 완성한 곡이 바로 옛날이지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2월 8일 방송>
2. “그리스도 예수의 충성스러운 군인(1-13절)”을 읽었습니다. 헬라어 성경에서는 “충성스러운 군인이” 아니라 “좋은 군인이” 되라고 쓰여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형용사 “좋은”은 καλος로, 그 의미는 “제 구실을 다하는” 이라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구실을 다하는 군인은 충성스러움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물론 저 역시도 좋은 사람이 되기를 늘 희망합니다. 좋은 부모, 좋은 목사, 좋은 이웃 등등 말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우선 좋은 남편이 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과 다르게 쓴 소리를 하게 되고 그게 때로는 화살처럼 가슴을 파고드는 독설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서는 잘 아실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판단하지 않으시고 마음 속 깊은 곳에 담긴 따뜻하고 순수한 원시적 사랑을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첫 번째가 군인이고, 그 다음으로는 운동선수, 그리고 농부입니다. 이 세 종류의 사람들은 전혀 다른 인생살이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니까 하는 일과 목표가 각기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분명한 목표가 있으며, 그 목표를 향해서 최선(제 구실)을 다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을 멈춰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등장인물들의 역할의 겉모습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 중심에 진정한 목표를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일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다윗의 후손으로 오셨는데,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분으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떤 이는 군인처럼, 또 어떤 이는 운동선수처럼, 또 어떤 이는 농부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겉모습과는 달리, 그 마음속에는 진정한 삶의 의미와 목적이 따로 있다는 사실입니다. 곧 예수 그 분과 함께 살기도 하고 죽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 속에서 그 분을 시인하고 고백하며 증거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재물을 얻기 위해서도 아니고, 명예를 얻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힘써 해야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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