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33(2023. 2. 4. 토요일).

시편 시 119:52-54.

찬송 43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녁을 먹으라는 어머니의 부름에 친구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어둑어둑 해 지는 놀이터에 홀로 남아서 모래성을 쌓고 있는 아이. 낮 동안 아이들이 장난스러운 목소리, 또 놀이기구들이 움직이는 가장 소란스럽고 분주하던 공간은, 해가 진후엔 마치 생명이 없는 것처럼 고즈넉해지고 말지요. 그 휑한 놀이터를 감싸 돌아가는 바람을 따라서 빈 그네가 삐거덕 거리는 소리는 어떤 든든한 옷을 입고 있어도 몸에 싸늘한 기운을 들게 만듭니다. 어쩌면 작곡가는, 놀이터를 혼자 지키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자신의 유년시절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해진 저녁 텅 빈 골목을 너와 둘이 걷다가, 어릴 적 추억으로 찾아낸 조그만 놀이터, 외등 하나 우릴 밝혀 작은 시소타고, 구름보다 높이 올라가지요. 네가 별을 따오거든 난 어둠을 담아 올게. 너의 별이 내 안에서 반짝일 수 있도록. 너의 미소가 환히 올라 달로 뜬다면, 너를 안아 내 품은 밤이 돼야지.”

    노영심의 <시소타기>는 우리 가곡의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1990KBS에서 신작가곡에 대한 청을 받고 작곡가 노영심은 이 가곡을 위해 창작한 곡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곡에 적당한 가사가 떠오르지 않아서 발표하는 것을 미루고 있었지요. 그리고 우연히 동네 놀이터에 앉아 잇다가, 곡에 대한 분위기가 떠올라서 떠 오른 노랫말을 적고 완성한 곡이 바로 <시소타기>입니다. 작곡 후에 가곡으로는 적당하지 않은 듯해서 망설였지만, 가곡이라고 반드시 가곡 풍이어야 한다는 선입견은 잘못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얼이 담긴 음악,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음악으로서의 힘을 가진 것이, 바로 우리의 노래 가곡이라고 말이지요. 작곡가의 바로 그 생각 덕분에, 이 곡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24일 방송>

 

2. “짐을 서로 지라(1-10)”을 읽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둡게 하고 슬프게 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있다면, 사람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방기(放棄) 내지는 포기(抛棄)하는데서 출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사회나 국가를 구성하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권리나 의무를 소홀히 할 때,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가 갑작스럽게 선진국 반열에 오르더니, 이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 등은 물론 군사적인 면에서까지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면서, 집중적으로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합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발전의 원인으로 교육을 꼽고 있다 합니다. 그리고 그 교육을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료 내지는 도구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첨단 기술과 정보를 실제 생활에 응용시키고 접목시켜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보다 20-30년 앞서가던 일본이 30-40년 전의 도장(圖章) 문화와 Fax를 여전히 고집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독일 시장 조사기관(GFK)의 자료에 의하면 경제 상위 17개 국 15세 이상 22,000명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사람을 조사했는데, 우리나라 국민의 52%는 전혀 봉사활동을 해본 일이 없는 것으로 파악, 꼴찌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제구실을 하는 시민사회가 될 때 희망적이라 할 수 있는데, 아직은 암울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먼저는 제 짐을 짊어져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남의 짐도 짊어질 수 있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전문적인 봉사자 교육(호스피스 교육, 초등학생 돌봄 교실, 독거노인 말동무 등) 은 물론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 알맞은 맞춤 봉사를 추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힘써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교회들은 100명 미만으로 자원이 영세하며 어렵다고 할 수 있으나, 저의 경험으로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매년 호스피스 교육생을 교회가 파송하고, 이들이 수료 후 병원이나 요양기관 등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봉사활동에 참가한 사람들의 자부심이란 대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의 교회 장로님은 호스피스 수료 후 진천 꽃동네를 거쳐 서울대 병원 자원봉사자 활동에 여러 해 참여한 후 그 열성과 헌신에 감동하여 서울대 병원 자원봉사자 총회장으로 선출 5-6년 간 봉사하기도 했는데, 그 당시 봉사자는 700명가량이었습니다. 강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배운 사람은 배우지 못한 사람을, 가진 것으로 갖지 못한 것을 채워주는 봉사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심고 있습니까? 육체를 위해 심는 것은 썩을 것을 거둘 뿐이지만, 성령을 따라 심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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