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298(2024. 2. 4. 주현절후 다섯째 주일).

시편 시 44:4-6.

찬송 46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봄의 기운이 들기 시작한다는 입춘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24절기 가운데 가장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을 또 다른 새해의 시작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집집마다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라는 글귀를 적어서 대문 앞에 붙이던 풍습도, 바로 이런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는데요. 만물이 새로운 생명을 싹틔우기 시작한다는 오늘, 입춘이라는 말만 들어도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오늘 하루 마치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또 새롭게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KBS FM 1, 새아침의 클래식, 200924일 방송>

 

2. 주현절후 다섯째 주일의 구약성경 이사야 40:21-31을 본문으로 절망하는 그대를 지키시는 자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사람의 인품이나 신앙을 알아보기 좋은 기회가 있습니다. 그것은 시련과 역경을 겪을 때입니다. 피할 수 없는 절망이라고 느낄 때 하나님께 실망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태도로 하나님께 불신앙을 드러내곤 합니다.

 

하나님이 뽑아내신 이스라엘도 시련 앞에서 하나님을 불신하고 원망하였습니다(27).

성경에 등장하는 신앙의 인물들 중에서 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련과 고통을 겪을 때, 하나님을 불신하고 원망하였습니다. 수도 없이 많은 기적을 경험한 이스라엘 백성들이지만, 배고프고 뜨거운 사막의 열기를 만났을 때 하나님을 원망하였습니다. 우리들 역시 어려운 일이 겹치거나, 실패와 시련을 당할 때, 예외 없이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당신의 능력의 팔로 붙잡아 주시고 지켜주신다는 믿음이 무너져 내렸다고 생각한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의 고생길에는 관심도 없으시고, 그들이 누려야 할 권리 같은 것은 아는 체도 하지 않으신다 불평하였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 한국인의 특징 중 하나는 혼잣말을 자주 한다는 것을 지적하였는데, 무력한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원망과 불평은 신앙이 성숙할 기회를 놓치는 장벽임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오히려 절망하고 낙심하는 사람들을 붙들어 주시는 창조주이십니다(28-29).

오랜 훈장 생활을 통해서 빠른 성공과 출세를 바라는 젊은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교회를 개혁하겠다는 뜨거운 열정을 토로하였습니다. 그리고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기성세대를 무기력하고 기회주의자들이라고 비난하였습니다. 심지어 수십 년을 목회한 대 선배에게 자신의 성공 비전을 심어주고 싶어 안달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현실을 마주 대하고는 그리 오래지 않아 꼬리를 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곤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며 어설픈 변명을 하였습니다. 우리 인간의 성실성이나 진정성 여부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우리들 삶의 길목에는 수도 없이 많은 시련과 역경의 골짜기들이 있고, 악마의 함정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인생의 선배들은 인내와 겸손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머리를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고, R. 브라우닝의 <피파의 노래>를 음미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만이 우리 인생을 지키시는 분이십니다(30-31).

대학졸업 50년이 됐다며 <재상봉 동문의 날>에 초대를 받고 일화집을 통해 추억을 일깨워 달라 부탁을 받았습니다. 쥐들이 갉아먹다 만 스크랩북에서 입학통지서, 등록금 고지서, 도서대출증 등을 살피다가 교수님들과 함께 드린 예배 순서지를 발견했습니다. 설교는 제가 했고, 본문은 시 121:1-8, 제목은 너를 지키시는 자였습니다. 본문의 시인은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유대인으로 가정했고, 처절하게 파괴된 예루살렘 성전의 돌무더기 앞에서 부른 절망의 노래라 배경설명을 하였습니다. 시인은 다리의 힘이 풀어져 털썩 주저앉아서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반전을 시도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의 청년과 장년의 모습이 겹쳐서 어른거립니다. 그리곤 날개쳐 솟아오르는 독수리처럼, 아무리 뛰어도 고단치 않고,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에 새 힘을 얻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모두 다.

 

3. 오늘은 주성 농인교회(묵상식구 우슬초목사 시무)에서 설교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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