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408호(2024. 5. 24. 금요일).
시편 시 68:4-6.
찬송 307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나도 가끔은 교회 무용론을 생각하곤 한다. 화려한 예배당 건물 벽에는 예나 제나 노숙자들은 대책 없이 기대어 있다. 그런 땐 범브란트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나는 대체로 교회의 추한 면 때문에 교회를 사랑하는 편이다. 병원에 들어가면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 앓는 소리에 역겨움을 느끼게 되는데, 병원이 아픈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그들을 돕기 위해서 이렇게 불쾌한 환경 속에서 매일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 병원의 아름다움이다.
교회의 아름다움은 교회가 죄인들과 범법자들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에 있다. 이 죄인들은 교회의 받아들임을 받은 후에도 새로운 죄를 짓는데, 이번에는 기독교라는 이름의 비호아래 죄를 짓게 된다. 그러나 사랑하는 어머니와 같은 교회는 계속해서 그들을 자신의 사랑하는 가슴에 안아 준다. 나는 이것을 아름답게 본다.”
R. 범브란트, 새장을 벗어난 새의 이야기, p.192.
2. “두려워하지 말라(26-31절)”과 “나를 안다고 하면(32-33절)”을 읽었습니다. 미국의 상담가이며 칼럼니스트인 앤 랜더스(Ann Landers)는 한 달에 1만 통 이상의 도움을 청하는 편지를 받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주제는 ‘두려움’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랜더스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단어로 ‘사랑’과 ‘믿음’이라는 말을 권고하였다고 합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것은 ‘자신감’이나 ‘강인함’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1950년대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전화기를 가진 곳이 많지 않았는데, 2-3km에 사시는 고모님 댁에 심부름을 갈 때는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것도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고모님 댁에 전할 소식을 들고 갈 때, 논밭과 소나무 숲을 지나갈 때는, 온갖 짐승소리를 들으며 갈 때는 두려움이 온 몸을 주삣거리게 하였습니다. 그때 저는 찬송을 힘차게 불렀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모든 두려움을 쫓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캄캄한 밤중에 거제도까지 차를 몰고 갈 때도 찬송을 부르는 것보다 더 힘이 되는 것은 없었습니다. 오늘 주님은 제자들에게 “그런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리 떼 노릇을 하는 원수들입니다. 오 헨리의 <경찰관과 찬송가>는 모처럼 좋은 사람으로 살아보려고 결심하는 순간에 또 다시 감옥으로 끌어가는 경찰관처럼 말입니다. 육신을 죽이는 사람이 영혼을 죽이는 하나님 보다 더 두려워하며 살아왔습니다. 단돈 500원에 팔리는 참새 두 마리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씀이나, 우리의 머리카락까지도 낱낱이 세어두신 하나님 아버지가 우리 머리 위에 계시니 두려워말라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지를 찾지 못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낭패를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아시는 것일 겝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이 제비 새끼 같은 자식들의 입에 뭘 먹일까를 걱정하셨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쌀뒤주를 바가지로 긁는 소리를 듣고, “엄마, 쌀 떨어졌어?” 묻는 제게, “너는 그런 걱정하지 말고, 네 공부나 걱정해!” 하시던 음성도 들려옵니다. 그랬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겠다 약속하신 주님을 믿어야 했습니다.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시마한 말씀은 하나님의 약속이었습니다. 결국 우리의 문제는 기억력의 상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기억력. 지금 우리 앞에 이런저런 문제들이 쌓여 있다고 푸념할 수 있습니다. 그 대부분은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대단하지 않은 우리의 목숨일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들에 핀 백합화와 공중에 나는 참새를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누구하나 돌봐주지 않는 것들도 하나님께서 살피시는데 우리일까 보냐?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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