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638호(2025. 1. 9. 목요일).
시편 103:15-17.
찬송 445장(통).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비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라스콜리니코프는 가난한 서민을 더욱 힘들게 하는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다. 그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전당포의 노파 같은 인물은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 확신범이었다. 그러나 살인을 한 후에 그는 자신은 비범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인 것을 깨닫고 오랜 번민과 방황 끝에 자수해서 8년 형을 받고 시베리아로 유배를 떠나게 된 소설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다. 태초이래로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이유로 죄를 짓고 벌을 받으며 살아간다. 어떤 경우에도 잘못에는 벌이 따른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2. “베데스다 못가의 병자(1-15절)”을 읽었습니다. 성지를 순례하는 사람들은 성경에서 밝히는 지식 뿐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러 번 느꼈습니다. 그런데 만일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는 공지영 작가의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성지 순례가 훨씬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독교의 성지인 이스라엘은 로마 가톨릭교회가 그 역사적 지점들을 표시해 두지 않았다고 한다면, 어디가 어딘지 두리번거리다가 하얀 머릿속을 가진 채 돌아와야 했을지 모릅니다. 많은 고증을 거쳤겠지만, 여기가 팔복의 말씀을 전하신 자리 “팔복교회”입니다. 여기가 주님께서 땀이 핏빛처럼 흘려 기도하신 바로 그 바위 터입니다. 라고 교회도 세우고 동판으로 표식을 해 두었으니, 순례자의 상상의 나래는 풍성해질 것이라고 말입니다. 성 안나 교회를 찾아가는 노정은 값으로는 사과 한 알이 전부였지만, 제게는 매우 지난/至難한 걸음이었습니다. 바로 그 성당 구역 안에 그 옛날 수 십, 수백 명이 모여 있었던 베데스다 못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계단으로 한참 내려가야 썩은 물들이 고여 있는 옛 못 터가 나오는데, 그 자리에는 건물을 둘러싼 5개의 통로형태의 행각이 있었고, 오늘 본문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38년 된 반신불수의 병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법 큰 규모를 갖춘 2천 년 전의 모습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말이냐고 하시겠습니까? 2천 년 전에는 많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시아에서 온 낯선 순례객 한 사람만 서 있으니 말입니다. 그 결정적인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예수님의 도움이 더는 필요 없다는 듯,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현실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만나셨던 38년 된 환자를 불러내야 하겠습니다. 주님은 그의 모습을 보시고 그의 병이 오래 된 것을 아셨다 하십니다. 그에게 물으십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병자는 대답합니다. “물이 움직일 때, 나를 못에 넣어주는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 베데스다 못에는 유명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는데, 물이 동할 때 가장 먼저 물속에 들어가는 사람의 병이 깨끗이 낫는다는 전설 말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병자가 얘기한 후에 주님은 그에게 명하십니다.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그러자 곧 나아서 걸어가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난처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걸 일러준 사람들은 바리새파 사람들이었습니다. 율법을 문자적으로 지키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율법을 소홀히 여겨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포로가 되는 등 시련을 겪는 원인이라고 가르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안식일에는 해서는 안 될 39가지 금령/禁令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무화과 열매 한 알의 무게가 나가는 물건을 들 수 없다는 금령도 있었습니다. 그리곤 일어나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말한 사람이 누군지를 말하라고 법석을 떠는 것입니다. 그래서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었는데, 나중에 성전에서 주님을 만났을 때, 네 병이 말끔히 나았으니, 앞으로는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질병이나 시련 같은 것들은 죄가 가져다 준 형벌로 이해되는 대목이었습니다. 죄란 우리 인간들이 잘못할 때마다 덮어씌우는 형벌이었던 것입니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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