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37(2000.11.14, 화요일)
성경말씀 : 롬 8:24-25.
찬송 : 487장.
제목 : 우리가 가진 소망.
1. 오늘도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어제는 우리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시던 고 박병학집사님의 1주기 추모 예배가 자택에서 있었습니다. 비록 우리가 육신으로는 서로 만날 수는 없지만, 영적으로는 여전히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저는 그 분을 가까이서 지켜 본 목사로써 감회 어린 추억들을 많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성미가 불같이 급하셨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얼마나 여린 분이었는지 모릅니다. 자녀들에게 대한 애정도 각별하셨고, 목회자에 대한 관심도 참 각별하신 분이셨습니다. 제가 처음 뵈었을 때는 도봉교회에서 일할 때였고, 옥수동교회로 부임해 왔을 때는 가장 반겨주셨던 몇 분 가운데 한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가지셨던 지병으로 항상 힘겨워 하셨습니다. 그래서 임권사님께서 그 짐을 대신 짊어지고 고생을 많이 하셨지요. 그러다가 기적같이 건강을 회복해서 일하시게 되었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해서 하나님께 서원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적지 않은 헌금을 매년 약속대로 보내주셨고, 값지게 사용되었습니다. 그 분은 연약했지만 강하게 살려고 힘썼고, 많은 장벽을 인정하시면서도 끝까지 힘써 사셨습니다. 지금은 고향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편히 쉬고 계십니다.
2. 소망에 대해서 바울 사도께서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우리가 가진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며, 그 소망은 눈으로 보는 소망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어찌 참된 소망이 되겠느냐고 반문하고 계십니다. 소망이 무엇입니까? 성경에서 사용되는 소망이라는 말은 [엘피스]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사람에 대한 것도 아니고, 어떤 물질에 대한 것도 아닙니다. 이 소망은 하나님께 두는 소망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소망이 무엇입니까? 그 소망에 대해서 여러분은 누군가와 얘기를 나눈 일이 있습니까? 많은 어머니들의 소망은 너무 현실적이며 땅에 것들입니다. 신열이 나서 몸이 불덩이 같은 자식을 안고 눈물을 흘리며 “내 자식이 열만 내리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군 복무중인 아들이 제대하고 건강하게 돌아만 오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나이가 든 딸년에게 정혼할 사위가 생기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십니다. 도대체 이런 소망들이란 끝도 없습니다. 그런 것들도 소망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눈으로 보이는 것들입니다. 우리들 기독자에게는 보이는 소망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소망이 있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3. 생전에 꼭 이루고픈 소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 세상에서는 이룰 수 없는 소망이 우리에게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영원히 이 땅에서는 이루지 못한 소망을 품어 보자는 말입니다. 이 말을 바울 사도는 지금 우리들에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사랑하며 사는 삶이고,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사는 삶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랑과 믿음이 풍성한 세상을 살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그런 우리의 마음이 너무 쉽게 상처를 받고 좌절에 빠져버리곤 하였습니다. 때로는 오해로, 때로는 너무 큰 기대로, 우리의 소박하기만 한 소망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는 참된 사랑보다는 사랑을 흉내 내는 것으로 만족하였고, 믿음과 신뢰도 속 깊은 것보다는 겉으로만 형식을 적당히 갖추는 정도에서 멈춰서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음의 주파수가 달라서, 주고받기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때, 따뜻했던 마음이 식어지게 되고, 그 때부터는 흉내내는 것으로 길들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사랑은 끝없이 참아 주는 것이고, 어떤 경우에도 부드럽고 시샘하지 않으며, 자랑하지도 교만하지도 무례히 행치도 아니하며, 제 유익을 챙기지도 아니하고, 쉽게 성내지 않고 악한 것을 생각지도 아니하며 불의한 일을 보고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만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고 믿고 바라며 견딘다고 했는데, 이런 사랑의 삶을 소망할 수 있겠습니까?
4. 결국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이 땅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 마련된 곳이 아닐까요? 우리는 믿음을 나누면서 살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믿음은 벌써 상처를 입고 신음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이 믿음을 헌신짝처럼 내 동댕이쳐 버렸습니다. 일전에 신문에서 읽은 글을 통해서 그 동안 그렇게도 값진 신념처럼 여겨왔던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부모를 공양하는 것을 최고의 효도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는 미물인 짐승들도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음을 나누고 믿음으로 의지하는 정신적인 끈끈한 관계가 없다면, 이런 것들은 한낱 형식에 불과하다는... 남편과 아내가 이 믿음을 내다 버리고 있습니다. 마음이 떠나버린 사람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관심을 함께 나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겉껍데기만 서로 만나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 현대인들에게는 할 말이 얼마나 많은 지요?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가진 관심보다 더 우선적이고 중요한 것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관심을 어느 누구도 빼앗아 가는 것을 참고 바라볼 여유가 없어졌습니다. 양보하는 일, 희생하는 일, 기다려 주는 일, 아낌없이 주는 일, 이런 것들이야말로 바보 천치나 하는 일들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것은 이런 상처 입은 꿈들이 제자리를 찾게 되는 일입니다. 그 소망은 이곳 땅에서는 이룰 수가 없을지 모릅니다. 그 소망을 죄와 허물로 뒤덮혀 있는 우리 인간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수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꿈을 땅에서 이루지 못하고 하늘나라에까지 갖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도타운 믿음의 세상을 만들어 놓으셨다는 말씀을 의지하면서 말입니다.
5. 보이지 않는 소망이 참된 소망이라셨는데, 얼마나 옳은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눈에 보이는 소망들은 곧 허망하게 사라지고 말 것이며, 우리에게 아픔과 고통을 남길 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두는 소망, 보이지 않는 소망이 우리 마음 안에서 자라나게 될 때,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불가능한 가능성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런 보이지 않는 소망 때문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을 믿게 하는 불가능한 가능성이 시작될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화로 모든 불가능에 도전하는 용기와 기쁨이 여러분에게 넘치시길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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