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665호(2025. 2. 5. 수요일).
시편 105:37-39.
찬송 6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은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보겠다. 둘째 날은 밤이 아침으로 변하는 기적을 보리라. 셋째 날은 사람들이 오가는 평범한 거리를 보고 싶다. 단언컨대 본다는 건 가장 큰 축복이다.” 헬렌 켈러의 『사흘만 볼 수 있다면』에 나오는 말이다. 1880년 6월 미국 앨라배마 주의 작은 시골에서 헬렌이라는 아이가 태어났다. 태어났을 때는 별 탈 없이 건강한 여자아이였지만 두 살 무렵 뇌막염으로 추측되는 심한 열병을 앓은 뒤 시력과 청력을 모두 잃고 말았다. 듣지도 보지도 못하니 말도 배우기 힘들었다. 우리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있는데도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2. “하늘의 기적을 요구하는 바리새파 사람들(11-13절)”, “그들의 누룩을 조심하라(14-21절)” 그리고 “벳새다의 소경(22-26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수께 하나님이 인정할 만한 하늘의 기적을 보여 달라고 한 것입니다. 이런 제안에는 여러 가지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그들은 기적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는 개연성/蓋然性을 들 수 있는데, 기적에 관한 수많은 소문과 증언들이 있었지만 자신들은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소문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어서 실증을 가지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주님께서 하실 수 있는 태도중 하나는 이렇듯 궁금증으로 가득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기적을 보여준다고 하면, 그들 역시도 주님에 대한 반감이 줄어들고 또 다른 아군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대답은 너무도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세대에 보여 줄 징조는 하나도 없다.” 하고 그들을 떠나 배를 타고 바다 건너편으로 가신 것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기적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셨으면서, 어찌하여 이 세대에 보여줄 징조는 하나도 없다고 하셨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합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평소에 품고 있었던 예수님의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냈다고 해석하는 주석가도 있긴 합니다만, 다른 두 공관복음서(마 12:38-39, 눅 11:29)는 요나의 표적을 연결 짓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하겠습니다.
차제에 우리는 기적을 갈망하는 심리에 대해서 주목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바리새파 사람들이 제안하였던 기적요구는 예수님을 시험하는 빌미를 찾고자 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사용한 시험이라는 단어는 페이라조인데, 시험이라는 뜻 외에 유혹이라는 뜻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능력을 알아보려는 의도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예수님을 올무에 걸리게 하려는 빌미로 제안하였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기적이란 보통 사람들과는 어울리는 말이 아니고, 특별한 사람들 무당이나 귀신들린 사람들이 행하는 초월적인 힘을 말하는데,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이런 귀신들린 사람의 한 패거리로 묶어서 악선전을 위한 도구로 삼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정상적인 삶을 거부하고 몸이 부양한다는 등 소위 도를 닦는 사람들의 얘기가 방송에도 가끔 소개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정상적인 삶을 살려는 의지보다는, 기적과 같은 특별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사람들을 미혹하고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는 엉뚱한 삶을 살고자 하는 반사회적 반인간적인 존재로 매도하기 적합하다 생각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배고픈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든 사람들을 고쳐주는 기적의 순기능보다는, 무당이나 신들린 사람들이 저지르는 역기능을 들추어내려는 악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인식을 말씀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들의 삶에는 수많은 기적들이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떠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삶의 무게를 성실하고 진지하게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노을빛의 아름다움을 느끼거나, 민들레가 아스팔트 모서리의 작은 흙더미에서 꽃을 피우는 신비함이나, 파도 소리의 장엄함을 재발견하는 등, 우리들 삶에 가득 담겨져 있는 기적들에서 감격하는 삶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정반대로 성실한 삶을 무시하거나 포기한 채 엉뚱한 기적에 마음을 뺏기려는 유혹을 피하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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