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3967(2012. 3. 27. 화요일).

시편 137:1-3.

찬송 44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1960, 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분들은, 제일 두려웠던 기억으로 입 속의 이가 흔들리는 것, 그 이를 집에서 엄마나 아버지가 빼주던 기억을 꼽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개 흔들리는 이에다 실을 길게 맨 다음, 그 실을 세게 당겨서 이를 뺐다고 하는데, 실을 당기는 순간 아픔을 덜 느끼라고, 일부러 이마를 치거나 심지어 문고리에다 실을 매서 문을 세게 열어 빼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지요. 그렇게 빼고 나면 아이들은 빨갛게 피가 고인 입을 감싸 쥐고 웁니다. 어른들은 후련한 표정으로 우는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지요. 그리곤 뺀 이를 지붕에 던지면서, 까치에게 헌 이 가져가고 새 이 가져달라.”고 얘기합니다. 이의 개수도 많은데다가, 집집마다 아이도 많았던 시절이니, 참 흔한 풍경이었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도 역시 이를 빼는 역할은 부모들이 담당했습니다. 다만 서양에서는 아이들의 이를 빼고 나면, 까치가 아닌 치아요정이 가져간다고 믿었지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요정만큼이나 흔한 것이 치아 요정, tooth fairy였다고 합니다. 그 요정들은 아이들의 이를 지붕이 아니라 베게 밑에서 가져갔지요. 그냥 가져간 게 아니라, 선물을 주고 가져가거나 동전 한 두 개를 치루고 사갔다고 합니다. 물론 몰래 이를 가져가고, 선물이나 동전을 놔 주는 것도 부모님이 할 일이었습니다. 예전 서양에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이를 빼 주는 발치사들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무자격의 떠돌이가 많아서였는지, 그림에 등장하는 발치사들의 모습은 그리 순수해 보이지 않습니다. 삐에뜨로 롱기의 그림에 등장하는 발치사도 마찬가지이지요. 삐에뜨로 롱기는 18세기 베네치아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화가로, 당시에 가장 번성하던 도시 베네치아 사람들의 일상을 주로 그렸습니다. <발치사>도 그 중 한 작품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31일 방송>a.

 

2. 오늘 본문에서는 지옥에 들어가게 만드는 죄에 대해서 세 번씩이나 말씀하고 있습니다(43, 45, 47).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중간 구절들인 44절과 46절이 빠져버린 것이 궁금하지만, 어떤 사본에서는 48절과 같은 구절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공동번역)가 후렴처럼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읽는 개역판이나 개역개정판에서 실족케 하면죄를 짓게 한다.”는 말로 헬라어로 σκανδαλιζω(스칸달리죠)입니다. 43, 45, 47절에서 모두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43절에서만 실족케 한다.”는 번역을 하고 있는 것은 잘 납득이 안 되는 것입니다. 저의 관심은 죄를 짓게 하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잘못인지를 묵상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나(43) 자기 자신에게(45, 47) 동일하다는 것을 본문은 말씀합니다. 죄의 가공할 위력은 그 크기나 성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방향성에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죄는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가는 운동성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나설 때는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만, 학교를 향해서가 아니라, 게임방으로 향하게 되니까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죄라는 용어가 바로 그런 의미를 가진 때문입니다. “빗나간 방향은 결국 지옥으로 가는 길 외에 다른 길이 아닌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내가 내 자신을, 혹은 내가 누군가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하면, 그 보다 더 큰 도움이란 없을 것입니다. 필리핀과 캄보디아 선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어느 목사님의 말씀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빵과 헌 옷 가지를 주면서 신앙을 결단하게 하는데 길들도록 만든 이들은, 지금 복음의 방향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말입니다. 거짓과 양심을 파는 일을 되풀이 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입니다. 죄를 짓는 일이란, 지옥을 향한 삶의 방향성임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3. 오늘 루터대학교 채플에서 설교를 하고, 오랜만에 고향방문을 하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