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3994(2012. 4. 23. 월요일).

시편 144:3-4.

찬송 25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동안 다른 생각에 붙들려 있다가, 휴대폰이나 지갑을 깜빡 잊고 커피숍이나 슈퍼마켓 계산대 에 놓고 오는 일이 참 잦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느라 생각이 아이에게만 쏠려 있어선가 보다 했습니다. 어쨌거나 그런 실수가 잦다 보니 오히려 어떤 자리에서든 일어설 때마다 소지품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 덕분인지 언제부턴가 뭐든 깜빡 잊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지갑도 휴대전화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잘 있고, 심지어 갖고 나가기만 하면 잊어버리던 우산도 한 번도 잃어버린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방심하게 된 것일까요? 그 날 기어이 아주 큰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지갑이나 카드 정도가 아니라, 가방 전체를 슈퍼마켓의 큰 카트에 두고는 물건만 싣고 그냥 와버린 겁니다.

   도대체 무슨 정신이었을까? 주차장에서 물건 박스를 차에 싣는 동안에도 쉽게 눈에 띌 앞 쪽에 놓여 있었던 가방이었는데, 물건을 다 싣고나서 빈 카트를 저만큼 갖다 놓기까지 했는데, 그 가방을 보지 못했다니. 또 뭔가 다른 생각에 골똘했던 겁니다. 그러느라 뻔히 보면서도 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15분 거리의 집에 거의 다 도착하고서야 그 생각이 났으니, 너무 막막하고 아득했습니다. 가방 안에는 당연히 휴대 전화도 들어 있었지요. 의례 그렇듯 한참을 신고하고 다시 만들어야 할 온갖 카드며 신분증들은 물론, 그날따라 은행에서 찾아 놓은 현금도 많았습니다. 누군가가 줬는데 아끼고 아끼느라 아직 못쓴 구두 티켓도 있었지요. 소중한 일들을 적어놓은 수첩도 있었고, 결정적으로 아이 사진을 정리한 USB가 있었습니다. 그런 가방을 통째로 놓고 다니다니, 소매치기를 당한 것도 아니고, 자진해서 마치 가져가라는 듯 두고 오다니. 급히 차를 돌려 다시 되돌아가는 동안, 내내 스스로가 너무나 한심스럽고 어이가 없어 견딜 수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312일 방송>a.

 

2. 오늘 본문은 저와 같은 목사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교회가 성장하고 복잡해지면서 제도가 생겨나게 되었는데, 피치못 할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로제도, 집사제도가 생겨나게 된 배경이 그렇습니다. 신학교가 생겨서 전문적으로 말씀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지도자가 필요해졌고, 봉사를 위해서 평신도들이 배워야 할 과정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꼭 비성경적이라고 무시할 일은 아닙니다. 초대교회는 장로제도를 두어서 교회를 섬기게 했습니다. 세상 직분처럼 높고 낮은 계급적인 개념이 아니라, 더 많은 봉사와 헌신의 자리로 부르신 것입니다. 그런데 초대교회 때부터 부작용이 생긴 게 분명합니다. 직분 때문에 부득이 함으로일하는 이들, “() 위하는 이들”, 교만한 자들이 생겼기에 말입니다. 모든 사람이 한결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누군가 본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배우게 되고 따라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에는 더욱 더 마귀의 방해와 유혹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교회 지도자는 항상 근신해야 하고,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염려를 사람이 아니라, 주님께 맡기는 그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 세월 무탈하게 목회하는 분들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 분들이 겪고 이겨냈을 숱한 시련들을 짐작하는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의 종들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3. 오는 430() 오후 6시에 스칸디나비아클럽(국립의료원내)에서 묵상자료 4천회 감사 자축회를 가지려고 합니다. 참석을 희망하는 분은 이석윤장로님(전화 010-2632-1203)께 신청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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