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56(2000.12.3, 주일)
성경말씀 : 빌 3:4-9.
찬송 : 102장.
제목 : 가장 가치 있는 삶을 위해서.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2. 사람들은 저마다 잘 살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을 것입니다. 아무 의미 없이 물결 위에 떠내려가는 낙엽처럼 자신의 삶을 내동댕이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여전히 그들의 마음속에는 버리지 않고 붙들고 있는 제대로 된 삶에 대한 희망이 있다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현재의 모습이 어떠하든지, 그런 대로 만족스럽든지 아니면 “이런 것은 아니야”하는 편이든지간에, 정말 심사숙고해야 할 질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무엇이 제대로 된 삶인가?”하는 물음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바울 사도에게서 이에 대한 대답을 듣게 됩니다.
이 본문의 배경은 소위 어느 정도 자신의 삶에 대해서 만족스럽게 여기는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자신의 삶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아마도 유대적인 배경 곧, 혈통과 전통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보여집니다. 참으로 놀랍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것은, 오늘의 현대인 역시 삶의 방향성보다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외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삶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는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 사이에 별 차이가 없고, 심지어 신앙인들이라는 사람들 역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3. 바울은 이 점을 자기 자신에게 적용해서 말을 시작합니다. 자신은 이런 점에서는 자랑거리가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제대로 된 할례를 받았고, 이스라엘 사람이며, 구체적으로 베냐민 지파에 속하고 있으며, 그리고 신앙적인 면에서는 가장 율법에 충실하게 살고 있는 바리새파에 소속되어 있다고 소개합니다. 그래서 이런 신앙적 열정의 증거로 유대 율법에 거슬리는 이단자로 여겼던 기독교회를 핍박하는데 앞장을 섰던 전력을 말합니다. 바울 사도는 이런 유대인이 누리고 있는 특권의식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언제든지 그 점들을 주장할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나아갑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 뿐”만 아니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라고 말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그렇게도 자랑스럽게 여기던 것들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그분 안에서 내가 살기 위해서라면, 배설물처럼 생각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구절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바울은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무의미하게 내다 버린다는 말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 것들은 나름대로 삶의 의미도 될 수 있을 것이나, 예수그리스도와는 비교할 것이 못된다는 말입니다. 유대적 가치를 전면 부정하는 말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비교할 때 배설물의 수준밖에 안 된다는 말입니다. 이 말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는데는 찬송 102장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주 예수 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그렇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부귀 영화 행복도 주 예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하찮은 것이라고 말입니다.
4. 무엇이 잘 사는 삶인지를 항상 점검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승진했다든지, 사업이 확장되었다든지, 학위를 받게 되었다든지 등 등, 그런 삶이 제대로 된 삶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위해서 사는 삶인지를 살필 때 명확하게 판정이 나기 때문입니다. 저와 함께 신학을 공부했던 분을 우연히 남대문 시장 어귀에서 만났습니다.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만, 그는 생활설계사로 제법 높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집도 장만했고 돈도 제법 벌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삶을 살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초라한 외모의 저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지금 아주 빗나간 외도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는가? 한 사람은 썩을 것을 위해서 모든 수고를 바치고 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영원히 썩지 아니할 것을 향해서 발버둥치고 있는 것입니다. 몇 일 전에 제가 가르친 목사님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천안에서 교회를 개척 중에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 분은 내게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었던 분입니다. 그런데 나는 그 분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해 준 일이 없어서 늘 마음 한 편이 걸리는 분이었는데, 그 날 역시 그 분에게서 또 하나의 깨달음을 가졌습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살아 있는 나무는 반드시 꽃도 피고 열매도 맺힐 거라고 믿어요. 주님 안에 살고 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살아 있으나 죽은 것이 있고, 죽은 것 같으나 살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일하고 사는 사람들은, 혹시 죽은 것 같아 보일지라도 실제는 살아 있는 삶이라는 것을 우리는 확신해야 하겠습니다.
5. 제 주변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육체적으로 연약한 분들,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 심지어는 영적으로 흔들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이 어떤 처지에 있든지, 이런 힘든 시간이 도리어 축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이런 저런 약점들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제가 가끔씩 드리는 간증입니다만, 저는 가장 어둡고 힘들다고 여길 때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모습(苦像)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나면 얼마나 마음에 평안과 기쁨, 그리고 힘까지 솟아오르는지 모릅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힘든 경우에서만이 아니라, 즐겁고 형통할 때에도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바울 사도처럼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길 정도로 예수님이 보여 주신 삶의 방향성을 묵상하십시오. 그것이 정말 제대로 살아가는 삶이 될 것입니다.
6. 오늘은 교회력으로 대림절 첫째 주일입니다. 교회력의 시작이며, 오시는 주님을 대망하는 경건과 절제 그리고 참회와 준비로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주님을 여러분의 중심에 모셔 드리기를 위해서, 그리고 초림하셨던 주님의 모습을 통해서, 재림 주를 그려보는 의미 있는 절기가 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오늘 교회에 나오실 때는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고 나오세요. 신랑을 기다리던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말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의 아름다운 마음을 더 사랑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을 사랑하며 주님께서 복주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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