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573(2019. 5. 16. 목요일).

시편 9:13-16.

찬송 45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말에라도 한 번 다녀올까? 전북 고창군 해리면 월복마을, 남자는 지도에서 그 마을을 찾아 서울에서 가는 길을 가만히 짚어봅니다. 그 바닷가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는 책 마을 해리. 남자는 얼마 전 알게 된 그곳을 꼭 한번 가 봐야겠다 벼르는 중입니다. 그곳에는 고창의 해리포터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2001년 문을 닫은 폐교를 17만 권의 책을 가진 책의 숲으로 변신시켰는데요. 그 같은 일을 해 낸걸 보면, 그 나름의 마법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서울에서 20년 가짜이 책을 만들다가 고향인 고창으로 내려가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을 따라하고, 그 과정을 글로 써서 다시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는 데요. 2016년에 시작해 그동안 펴낸 책이 90여 권이나 된다고 합니다. 사실 책 마을 해리가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책 감옥이라는 공간 때문입니다. 읽고 싶은 책을 가지고 들어가 다 읽기 전에는 절대로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곳. 문은 밖에서 걸어 잠그게 돼 있고, 문아래 쪽에는 시식 넣는 구멍까지 마련됐다는 설명에, 그 안에 갇혀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겨난 겁니다. 책 한권 읽으려 해도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만 주변 다른 일에 한 눈을 파는 자신을, 한 일주일 정도 책 감옥에 가둬두고 싶어진 남자. 다가올 이번 휴가를 그렇게 보내 봐도 좋겠다 생각해 보는 보통의 아침입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9510일 방송>

 

2. “세속의 유치한 원리에 대한 경계(6-19)”그리스도를 통해 새 생활(20-23)”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번째 단락입니다. 신앙생활과 사회생활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함을 변명하기도 합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 학생 한 분이 발표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교수님에게 꾸중을 듣게 되었는데, 그 학생은 당당하게 말대꾸를 하였습니다. 교회에서 전도사 일을 하는데, 요즘 부흥회 기간이어서 공부할 시간을 내지 못했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교수님은 아주 단호한 어조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교회 일 다 끝난 다음에 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게 어떠냐는 것이었습니다. 학생 의견에 일말의 동정심이란 한 푼도 없는 냉랭한 말씀이셨습니다. 비단 신앙생활만이 아니라, 삶에서도 이렇게 변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이런 골로새 교회 교우들에게, 그리고 삶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오늘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헛소리 그만 하라고 말입니다.

   본문에서 사도는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이런저런 문제들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를 주로 모셨으니, 그 분을 모시고 살아가라고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세상을 따라서 살아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그 중의 하나가 철학이라는 가르침도 있습니다. 철학의 첫 출발은 인간에 대한 물음입니다. 가령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입니다. 그래서 이런 인간의 이성을 기초로 묻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신앙이 항상 걸림돌이 되고 문제아처럼 여겨집니다. 그리곤 이성을 초월하는 신앙의 세계를 포기해 버리거나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돌립니다. 본문에서는 유대인들이 강조하는 할례문제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각종 율법의 요구가 등장할 것입니다. 사도는 이런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최우선에 두라고 권고합니다. 그리스도인의 할례인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옛 사람은 죽고 새로운 사람으로 살게 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받은 세례는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 실증이고, 하나님의 은총이 시여된 축복입니다. 그 어떤 행동으로도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한 은총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누구에게도 비난을 받을 필요가 없지만, 아직은 누구에게도 비난 받을 일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사도는 이를 두고 이미 벌써 그러나 아직 아님(Already but not yet)이라는 시제를 사용하곤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이미 새로운 사람이 되었지만, 그러나 아직은 완전한 새 사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받는 그 날까지는 새로운 사람으로 소위 완덕의 삶을 향해 진행 중인 과정이라고 말입니다.

 

3. 묵상식구 이건모-권순선 부부는 따님이 피아노 반주 박사 과정을 졸업하였다고 합니다.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어제는 용문행 전철을 왕복하며 <이기는 심리 게임>을 읽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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