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594호(2013. 12. 14. 토요일).
시편 시 143:9-12.
찬송 35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인생이란 우리가 다른 계획들을 세우느라, 바쁘게 지내는 사이에 일어나는 그 무엇이다.” 그는 열일곱 살에 음악으로 세상을 정복할 계획을 세웠고, 목이 터져라 노래하고 손이 아플 정도로 악기를 연주하면서,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습니다. 모든 계획이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닌데, 그의 계획은 계획대로 됐습니다. 196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됐고, 지금도 지구촌 어디에선가는, 매초마다 그가 만들었거나 연주했거나 부른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의 이야기입니다. 12월 8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33주기가 되는 날이었는데요. 누구보다 숨 가쁘게 살았을 40년, 어느 날 레논이 말했습니다. “인생이란 우리가 다른 계획들을 세우느라 바쁘게 지내는 사이에 일어나는 그 무엇이다.” 계획을 세우는 건 참 중요합니다. 그게 없다면 나침반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같으니까요. 문제는 끝이 없다는 겁니다. 어른이 되면, 대학에 들어가면, 취직을 하면, 돈을 벌면, 결혼을 하면, 집을 장만하면, 아이가 태어나면, 은퇴를 하면 등등. 오죽하면 독일의 작가 루이제 린저가 말했지요. “생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끝을 갖고 있지 않다. 생은 계속해서 흐른다. 모든 것은 그처럼 복잡하고 무질서하다.” 게다가 계획과는 무관한 일들이 수없이 벌어지는데, 오랜 시간이 지낸 후에야,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없이 소중한 매일 매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요? 고 정채봉 작가의 말을 빌어봅니다. “내일에 좀 더 보태어 명주 한필을 사들고 오겠다는 그 사람을 믿어서는 안 된다. 오늘 당장 있는 그대로, 무명 한필을 싸들고 오는 사람이 아름답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년 12월 9일 방송>
2. 몇 년 전에 제가 잘 아는 장로님 한 분이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을 구경하고 와서, 그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건물을 짓기 위해서라면, 면죄부 판매를 눈감아 줄 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왔습니다. 그 장로님에게 제가 들려준 말은 오늘 본문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인간의 공적들이라 해도, 다 무너져 내리는 날이 온다고 말입니다. 사실 벌써 무너진 공적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바벨탑이 그랬고, 뉴욕 무역센터 트윈 빌딩이 그랬습니다. 인간의 공적을 찬양할 구조물은 단 하나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주님은 종말에 관해서 가르치기에 앞서, 이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종말에 대해서 전혀 긴장도 준비도 걱정도 없이 살아가는 세태(世態)를 보신 때문일 것입니다.
<종말론적 자세>라는 용어가 자주 언급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모든 삶에서 종말을 민감하게 의식하며 살아가라는 뜻에서 사용하였습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종말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요즘 2, 3일간은 북한의 로열패밀리로 무려 40년이란 긴 세월동안, 소위 북한의 제2인자의 자리에 군림했던 인물 장성택에 대해서, 핫뉴스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갑자기 모든 수치를 다 뒤집어 쓴 채 비참한 최후를 맞을 줄을, 우리는 물론 그 자신도 몰랐으니 말입니다. 숨겨진 비밀이나 진실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만, 성의 없는 박수치기나, 삐딱한 자세, 정신 줄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경례를 하거나 그 경례하던 손을 빨리 내린 것 등을 문제 삼는 것으로 보아선, 보도처럼 쿠데타를 일으킬 위인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쿠데타를 일으킬 사람의 태도가 아닌 때문입니다. 오히려 문제가 된 대목이 있다면,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북한 사회의 불평이 비등하는 현실을 반전시키려는, 독재자들이 아주 잘 써먹는 희생양 만들기일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들 나름의 종말론적 자세 확립일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런 추론이 적절한 것이라면, 오늘 주님의 말씀은 우리들의 삶에도 정신을 차리게 하는 귀한 권고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오늘 우리들 역시 그런 종말론적 자세를 가져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입니다.
3. 어제 서울의 기온이 영하 8도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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