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716.

시편 38:10-14.

찬송 35, 445, 51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사람과의 인연도 처음에 어떻게 시작했느냐가 평생에 밑그림이 됩니다만, 음악도 처음들을 때 누구와 또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들었느냐에 따라서, 그 음악에 대한 평생의 기억이 좌우되곤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함께 하는 음악도 어떻게 기억이 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14122일 방송>

 

2. 오늘은 성령강림절후 열일곱째주일 입니다. 복음서의 말씀 눅 17:1-4을 본문으로 위대한 회개와 용서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우리 기독자들이 오해하는 말 가운데는 회개라는 말과 용서라는 말도 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개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라고 말을 너무 쉽게 해서, 진정성은 고사하고 상투적이다 못해 기계적입니다.

 

모든 사람은 잘못 생각할 수 있고 잘못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1-2).

예수님은 형제를 실족케 하지 말라고, 실족케 하면 연자 맷돌을 목에 매고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리라 말씀하셨습니다. 실족케 한다는 말은 문자 그대로는 넘어지게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폭넓게 쓰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실망시키고 절망케 하는 일은, 그래서 인생을 망치게 하는 일은, 매우 쉽게 그리고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글이나 말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경계할 잘못입니다. 한 젊은이가 저의 설교에 기대를 갖고 찾아왔다가 실망하며 돌아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훗날 그의 모친의 장례식 날 제게 정중히 사과하며 어리석었다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 주변에도 이해관계로 거짓말을 잘 하는 목사가 있는데, 이런 거짓말은 엄청난 쓰나미를 일으켜 많은 사람을 넘어지게 합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돌이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합니다(3:16, 5:8).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고, 하나님은 그런 인간을 용서하신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에게 면죄부를 주는 듯한 속담이지만, 솔직한 표현임에는 분명합니다. 가령 털어 먼지나지 않을 인간은 없다.”는 말도 있는데, 자조 섞인 말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용서가 절실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기독교회가 가르치는 하나님의 용서가 설득력을 가집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죄와 잘못을 철저하게 뉘우치고 회개하는 사람에게만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먼저 용서의 은전을 베푸셨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십자가를 통한 사면입니다. 용서 받지 못할 인간은 한 사람도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용서를 인정하고 믿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용서의 십자가를 믿습니다.” 고백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용서를 생각하며 이웃을 용서해야 합니다(3-4).

용서라는 성경의 용어는 히브리어 나사(nasa)와 헬라어 아피에미(apiemi)가 대표적인데, “깨끗케 하다.”, “지워버리다.” “기억하지 않는다.” 등의 뜻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로 우리들이 지은 모든 죄를 깨끗이 지워버릴 뿐 아니라, 기억도 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용서받은 사람답게, 우리 형제와 이웃을 용서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하나님의 용서와 인간 사이의 용서가 다른 점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으로 회개할 경우입니다. 사람은 하나님처럼 무조건 용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웃에 대한 용서는 자신이 하나님께로부터 용서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입니다. 잘못을 뉘우치거든 용서합시다. 그러면 용서를 비는 사람도, 용서해 주는 사람도 마음에 평화가 임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용서를 재확인(reconfirm)하는 은총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3. 묵상식구 신을소 교수님은 아홉 번째 시집 <외출>을 출산하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오늘은 주성 청각장애인교회(우슬초목사 시무)에서 설교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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