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2(2000.12.9, 토요일)
성경말씀 : 빌 4:14-17.
찬송 : 73장.
제목 : “내년에는 더 잘 차려라.”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기독교인의 인사에 대해서 제가 [루터교 예배이해]에서 얘기한 일이 있습니다. 모든 인사는 삶의 자리에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지 잡수셨습니까?”는 먹을 것이 귀하던 가난한 삶에서 나온 인사라고 하며, “안녕히 주무셨습니까?”는 세상이 하도 어수선해서 밤새 무서운 일을 겪지 않았는가 하는 삶을 반영한다고 하겠습니다. 당연히 우리 기독인들의 인사가 이런 차원에 머무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길 바랍니다.”는 아주 오래된 성경의 인사말입니다(삿6:12, 눅1:28). 그 외에도 “이제는 평안히 가십시오.”(막5:34, 눅7:50)이 있고,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합니다.”(갈1:1 등)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 밖에 우리 기독교 역사에서 생긴 것으로, 부활절에는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고 인사하면,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는 화답으로 된 인사와, 성탄절에는 “메리 크리스마스”가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는” 하루보다도 더 귀한 축복의 인사는 없는 듯 합니다.
2. 본문은 바울 사도가 빌립보 교인들을 진심으로 칭찬하는 말입니다. 바울 사도는 그의 명성에 비해서는 퍽 외롭게 살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팎으로 적대자들이 많은 것에 비할 때, 친구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빌립보 교회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바울 사도를 이해하려고 애썼고, 바울의 필요를 찾고 있을 뿐 아니라, 아낌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교회였습니다. 오죽했으면 “내가 너희를 생각할 때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한다(1:3)고 말했겠습니까? 어찌 보면 빌립보 교회를 개척할 때 많은 수모를 겪은 지도자였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행적을 주목할 뿐 아니라, 필요를 채우는 사랑을 베풀었던 유일한 교회였습니다(15절). 저는 아주 오래 전에 한 집사님을 만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성경을 가르치던 제게 당신이 출석하는 교회 목사님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약국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매일 목사님을 위해서 저금통에 돈을 넣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간을 모은 금액이 이제는 적지 않게 늘었다고 하면서, 이제 드리는 일만 남았다고 했습니다. 79년도의 일이니까 당시로써는 천만원의 돈이 엄청난 액수였는데,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얘기가 중요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을 숭배하는 그런 타입이 아닙니다. 물론 목사님 개인을 숭배하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종을 위해서 무엇인가 일하고 있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했는데, 놀라운 것은 저의 가정과 사업에 하나님께서 늘 함께 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아이들도 잘 자랐고,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까요.” 하나님의 종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말씀, 아마도 빌립보 교회 교인들의 마음이 이와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3. 오늘의 묵상 초점은 17절입니다. “내가 선물을 구함이 아니요, 오직 너희에게 유익하도록 과실이 번성하기를 구함이라.” 지금 바울 사도는 빌립보 교인들에게 무엇인가 구하는 것이 있었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물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빌립보 교인들이 드려야 할 바울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바울 자신이 필요한 것을 부탁했고, 그 일에 참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행위는 바울 사도를 위한 일이기 전에 먼저 빌립보 교회 교인들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얼마나 자기 중심적인 말인지 모릅니다. 어느 집에서 아버지 칠순 잔칫상을 준비했습니다. 자식들이 정성을 다해서 풍성한 식탁을 만들었습니다. 주인공인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년에는 더 잘 차리거라.”고 말입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이 영감님이 식탐이 이렇게 많으실까?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아버지의 마음속에는 더 잘 차리기 위해서 열심히 살뿐 아니라, 화목하게 지내라는 소원이 담긴 말씀이었습니다. 부모 공경은 그 자체가 축복입니다. 스승을 섬기는 것 자체가 행복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생각됩니다. 이 구절을 목회자들이 강조하는 것은 덕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섬길 대상이 없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평생 사랑을 받기만 해서 주는 사랑을 베푸는 일에 익숙지 않다.”고 변명하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이제는 베푸는 사랑을 가르치지 않은 책임 전가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받기보다는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건강주신 이유를 아십시오. 여러분에게 재능을 주신 까닭을 아셔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시간을 주신 것, 재물을 주신 것, 이것들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라는 의미를 말입니다. “저는 건강한 육신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런 봉사활동을 시작하였지요.” 젊은 대학생 자원봉사자의 말입니다. 손을 내민 저 가냘픈 이웃들을 모른 체 외면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수지맞는 장사입니다. 우선 여러분의 마음이 따뜻해 질 것이고, 그 다음에는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질 것입니다. “내년에는 더 잘 차리거라.” 아직도 아버지의 식탐정도로 생각하시겠습니까? 그 깊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식이 되었을 것입니다.
4. 홍영신 사모님이 자주 연락해 주십니다. 오늘은 여섯 식구가 만나는 날입니다. 행복하시길 빌며, 신진이도 교육을 잘 받기를 기도합니다. 저의 감기 기운은 이제 잡혀가는 듯 합니다. 걱정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의 연약함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리라 생각했던 때문입니다. 이젠 여러분이 천사가 된 그 아무개를 위해서 기도할 차례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새벽 기도회에 나갈 시간입니다. 저는 요사이 생활 패턴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제일 먼저 말씀을 나누는 일을 하게 되었지요. 물론 새벽 기도회의 말씀이기도 하지만. 오늘도 주안에서 승리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마귀와 싸우십시오.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을 확신하십시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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