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4(2000.12.11, 월요일)
성경말씀 : 빌 4:21-23.    
찬송 : 491장.
제목 : 기쁨과 희망을 주는 말.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아침 국민일보에는 우리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는 기사로 가득 차 있었고, 기자회견장에는 영부인 이희호여사와 나란히 앉아 있는 스탈셑박사의 사진이 실려있었습니다. 2년전 우리 교회에 와서 아침 예배를 드리고, 예배후 교인들에게 인사말을 했으며, 당회실에서 한참동안 앉아 얘기를 나눴던 노벨 평화상 심사위원 중의 한 분이라던, 스탈셑박사님을 다시 보게 되니 어찌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우리 교회에서 예배드린 이튿날 청와대 오찬에 초청 받았다는 얘기는 그 뒤에 들었습니다. 노르웨이 루터교회의 감독으로 오슬로 대학 총장을 역임하였고, 한 정당의 총재로도 일한바가 있는 거물급 인사라고 소개받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2. 오늘 본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도들 사이에 따뜻한 인사를 나누도록 권고하는 말씀입니다. 사람의 관계는 얼마나 오랫동안 알고 있었느냐 하는 것도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얼마나 질적으로 깊은 교제가 있느냐에 따라서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일 얼굴을 바라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담긴 한 마디 말도 나누지 않는 관계보다는, 비록 한 달에 한번밖에 만나지 못하지만, 진심에서 나누는 말상대라고 한다면, 어떤 관계가 더 소중한지를 알 수있을 것입니다. 우리 기독인들은 비교적 적극적인 자세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삶에 대한 분명한 자세가 정리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대인관계에 있어서 기독인은 서로에게서 남다른 친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 전에 제가 미국 미네소타 주의 북쪽 도시인 힝클리라는 작은 마을을 찾은 일이 있습니다. 눈이 많이 내려서 인상적이었는데, 주일 아침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 할머니가 제게 다가 오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오신다는 말씀을 목사님에게 들었습니다. 나의 오빠가 한국 전쟁에 참전 사망했답니다. 오빠의 죽음이 헛되지 않아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이것은 당신에게 드리는 선물입니다.” 그 할머니가 내민 선물은 십자가인데, 구멍난 십자가 비닐 판에 털실로 엮은 것으로 흰 단추를 중간 중간에 매달아 놓은 초라한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그 선물은 지금도 주방 벽에 매달려 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 만나는 낯선 얼굴들을 많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그 분들에게서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처음 보는 낯선 이방인을 오랜 지기(知己)처럼 받아줄 수 있는 기적 같은 일은, 아마도 기독인이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축복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3. 말은 마음속을 열어 보이는 가장 손쉽고 귀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도 있지만, 마음속에 담긴 생각을 말로 들어내기만 하면, 우리들 사람 사이는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을 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말은 바로 사용할 때와 잘못 사용할 때에 큰 차이가 생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상대방에게 주는 상처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부주의한 말, 사려 깊지 않은 충동적인 말이 그런 결과를 빚곤 합니다. 가령, 여러분들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서, “당신을 만난 것은 내 생애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시다. 아마도 삶의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나의 가장 큰 실수는 당신을 알게 된 일이다.”고 할 때, 아마도 더 이상 살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희망과 기쁨을 주는 말보다는, 가슴을 후벼 파내는 비수를 꽂는 말을 잘 사용합니다. 그리곤 후회합니다. 깊은 생각 없이 하는 말은 이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야고보서는 말의 실수가 없는 사람을 온전한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있습니다(약3:2). 특히 성도간에서는 더욱 그래야 합니다. 

4. 오늘도 여러분 주변의 사람들에게 줄 따뜻하고 사랑스런 말 한 마디를 준비하십시오. “당신은 섬세한 성품을 가지셨습니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얘기를 글로 써 보세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것 같은데요.” 이 한 마디 말이 어쩌면 한 시인을 탄생시킬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시인들이 그렇게 해서 탄생하곤 한답니다. 잊을 수 없는 선생님을 추억하는 한 연예인은, “너는 감성이 풍부해서 연극배우가 되면 좋을 것 같구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자신의 평생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술회하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 말이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됩니다. 바울 사도는 이런 인사나 얘기가 우리 성도들 사이에서 나눠지기를 기대하였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아름다운 삶에 초대받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힘들어 보이고, 어려워 보이는 삶도, 사실은 당신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짊어질 때는, 얼마나 즐겁고 보람있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는지를, 꼭 발견하실 수 있을 겝니다. 오늘도 주안에서 힘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주님께 맡기고 일의 순서를 따라서 감사함으로 시작해 보세요.  주님께서 능력의 오른 팔로 붙잡아 주실 것입니다.  샬롬.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