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116(2020. 11. 9 월요일).

시편 시 113:1-3.

찬송 41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정미에게> 며칠 전 잠깐 네 엄마를 만났지. 엄마가 네 걱정 많이 하더라. 너 알지? 원래 엄마들의 취미생활이자 특기란 자식 걱정하기라는 거. 그래서 처음에는 마냥 흘려들었어. 뭐 학교가기 전에 머리 만지느라 거울 앞에서 30분을 허비한다느니. 집 앞의 파 한 단 사러갈 때도 옷을 갈아입어야 할 만큼, 잔뜩 외모에 그리고 옷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느니, 하는 말들. 네 나이 또래라면 그냥 정상적인 현상들이어서 그냥 들어주기만 했지. 그런데 너 은근히 명품을 밝힌다면서? 피나게 아낀 용돈을 이른바 메이커 제품을 사는데 쏟아 붓는다고, 엄마가 한 걱정하시더라. 그리고 이모도 그 부분을 쉽게 지나쳐져지지 않더구나. 물론 그것조차도 네 나이 또래 아이들에게는 극히 정상적이라고 우길 수도 있겠지. 그런데 정미야, 명품만을 밝히는 마음을 베브론 효과 때문에 생기는 명품 신드롬 럭셔리 신드롬이라고 부르는 것 아니? 베브론 이라는 사람은 [요한 게글론] 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사회 과학자야. 베브론 효과란 값이 비쌀수록 사치품의 가치는 커지고, 사람들의 허영심으로 해서 수요가 늘어난다는 거지, 명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그 물건이 필요하고 좋아서라기보다는, 단지 비싼 이유로 다른 사람들이 쉽게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뽐내기 위해서, 즉 자신의 허영심과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명품을 사는 거야. 그래서 이모는 명품 신드롬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조금 안쓰럽다고 생각하지. 비싼 돈 들여서, 사실 걸어 다니는 광고판 역할을 해 주는 것 같거든. 정미야, 넌 네가 왜 몇 달씩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참아가면서 용돈을 모아서, 유명 제품들을 사는 아직은 잘 모르겠구나. 너 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겠지. 그런데 과연 그 이유가 얼마나 타당하고 건강한 것인지, 너 스스로 한번쯤 점검해 보길 바래. 엄마에 이어서 이모까지 스테레오로 잔소리를 해서 좀 미안하기는 한데, 이 말이 꼭 하고 싶었어.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116일 방송> a.

 

2. “울어라(1-13)”을 읽었습니다. 선지자 요엘에 관한 구약 성경의 정보는 그의 부친 브두엘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매우 빈약합니다. 오히려 신약성경 마 25:32-34, 2:17-21, 10:13, 3:1-4:21에 더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요엘서의 배경은 주전 9세기에서 4세기까지 광범위하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왕국이 분열되었을 때 활동했던 선지자들의 수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들 중에서 비교적 건전하게 활동한 선지자로 분류되었을 것입니다. 요엘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되는데, 첫 부분은 1:1-2:27로 메뚜기의 재앙과 그에 대한 예언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메뚜기 이야기는 모세와 애굽 왕 바로 사이에 있었던 10재앙 중 하나로 소개된 바 있는데(10:5), 대부분이 풀과 곡식을 황폐화시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경우는 세례 요한이 식용으로 먹었다는 것이(1:6) 유일합니다. 본문에는 메뚜기의 종류인지, 아니면 성장과정을 말하는지 네 가지의 메뚜기가 등장합니다. 풀무치, 메뚜기, 누리, 그리고 황충인데, 이들은 땅에 있는 모든 식물을 갉아먹어치우는 재앙의 도구들로, 이스라엘에 임한 재앙을 말하고 있습니다. 식물을 다 먹어치우는 재앙이라면 견디기 힘든 시련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택한 민족 이스라엘이 시련을 겪을 때는 항상 하나님께 대한 불신앙이 그 한 복판에 있었습니다. 적어도 이스라엘 민족에게서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그 민족의 보호자로 지켜주셨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 하나님을 배신한 것입니다. 세상을 위한 복의 근원이 되어야 할 민족이 두 나라로 갈라서고, 그것도 모자라 하나님을 대신해서 각종 우상숭배에 깊이 빠진 것입니다. 입으로는 하나님 중심을 외치고, 안식일과 월삭을 지키지만, 오래 전에 마음은 물신 숭배에 길들어버린 것입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예배를 드려야 하는데, 예배는 요식행위에 끝나고 친교와 정보교환에 눈을 돌린 현대 교회와 하나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어느 시골 교회는 교인들을 위한 교양 프로그램이 수 십 가지나 되어, 교인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메뚜기의 재앙이 그들을 정신 차리게 할 수 있었으면 다행이겠습니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보다는, 내 뜻대로 되기만을 기도하는 신앙생활을 회개하지 않는 한 희망이 없습니다. 우리가 왜 신앙생활을 기를 쓰고 고집하는지, 그 이유를 진지하게 물어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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