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120(2020. 11. 13. 금요일).

시편 시 114:5-8.

찬송 17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엄마 아빠께> 며칠 전에, 우연히 엄마랑 아빠가 두런두런 아주 심각하게 무슨 이야긴가를 나누시는 것을 봤어요. 훔쳐 들으려고 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심각한 이야기가 도대체 무엇일까? 나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에서 슬쩍 다가갔었지요. 엄마랑 아버지는 제가 다가서는 것도 모르시고, 이야기에 빠져 계셨고요. 그런데 정말로 중요한 문제, 우리 집안의 운명이라도 걸려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부모님의 대화주제는, 바로 저에 대한 이야기더군요. 수능시험이 있는 날, 아침은 어떻게 먹여야 할지, 가볍고 부담되지 않으면서 맛있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는지 의논하셨지요. 하마터면 전 크게 웃음을 터트릴 번도 했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처음에는 웃음부터 터져 나오려고 했는데, 몇 초 뒤에 그 웃음은 찡한 물기로 변해 버렸거든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아 하는 표정으로, 너무도 진지하게 제 문제를 의논하는 두 분의 모습은, 눈가에 눈물까지 끌어내더라고요. , 두 분이 순간순간 그렇게 저를 키워주셨구나,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엄마랑 아빠는 저와 함께 다시 초등학생이 되고,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고, 이렇게 수험생이 돼서 제 곁을 지켜주셨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험보러가기 전 마음도 안 잡히고 해서, 잠깐 책상에 앉아 지금까지 수험 준비기간을 되돌아보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벼슬하는 것 아닌 줄 알면서도 자주 신경질도 부리고 필요이상 예민하게 굴었는데도, 곤두선 제 신경을 잘 다독거리면서 위로해 주신 것, 정말 감사드려요. 엄마 아빠, 이번 수능시험에 최선을 다할게요.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1113일 방송> a.

 

2. “만민에게 하나님의 영이 내리리라(2:28-3:5)”을 읽었습니다. 아직도 우리 한국 개신교회는 성령에 관한 신앙이 혼란가운데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삼위일체로써의 성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교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그 대부분의 원인은 신학 부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그 용어를 찾을 수 없는 것을 일단 부정하는 경우가 가장 심각한 현상입니다. 로마 가톨릭을 비롯하여 모든 기독교인들이 고백하는 사도 신경 혹은 사도 신조 자체를 부정하는 교파가 있습니다. 물론 삼위일체 교리라는 것도 있을 리 만무하지요. 일화를 소개드리면, 제가 베트남에서 선교를 할 때, 호치민에서 가장 큰 교회당을 지은 한국 선교단체가 있었는데, 당시에 2백만 불을 들여서 지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에서 외국인이 토지나 건물을 소유할 수 없는 법을 피하기 위해서 베트남 법인에게 그 소유를 맡겼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건물을 다 지은 후에 그 법인이 딴 소리를 해서 법정으로 가게 되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기독교의 차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는데, 제게 귀띔을 하였던 목사님은 자기 교파는 사도 신조를 고백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얘기하면서 신학적 차이를 얘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삼위일체라는 신학이 정립되지 않는 한 성령님은 하나님이 아닐 수 있고, 또 신앙생활을 돕는 하나의 낯선 도구처럼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1970년대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국 복음화 운동이 활발하던 때입니다. 하루에 3천명이 진중 세례를 받던 시절입니다. 그리고 오산리 금식기도원이 장사진을 이루고, 한얼산 기도원이 전국에서 올라온 신자들로 호황을 누리던 때입니다. 이런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서 저 역시 몇 차례 참가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발견한 가장 큰 현상은 성령 받으!”는 말이 어디에서나 흔하게 사용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성령은 매우 가벼운 대상이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는 주기도의 내용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성령님은 하나님의 한 속성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듣게 풀어주고 사람들의 완악한 마음을 녹여주고 감동 감화시키는 하나님의 영이십니다. 성경은 성령의 도움이 없이는 누구도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도 없습니다. 오늘 본문은 성령 하나님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고 말입니다.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그 날을 주님께서 기다리라고 약속하신 오순절이었다고 믿습니다(2:1-13). 주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이 성령을 받았다는 증거입니다. 방언이나 특별한 은사를 받은 사람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성경이 말씀하는 성령을 자신들의 특별 집단만이 소유하는 것처럼 속이고, 또 성령님을 신앙의 도구처럼 곡해하는 자들은 마귀들임에 분명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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