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121(2020. 11. 14. 토요일).

시편 시 115:1-3.

찬송 26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주영이 에게> 주영아, 810분전까지는 입실하면 된다지만, 적어도 30분전까지는 수험장 안에 들어가고 싶다고 너의 계획을 일러주고, 또 깨우지 않아도 새벽같이 일어나는 널 보면서, 엄마는 또 한 번 많이 컸구나 생각했단다. 그런데 불쑥 조금은 쑥스럽다는 듯이, 엄마와 아빠에게 봉투 하나를 내밀어서 정말 깜짝 놀랐지. 언제 이런 편지까지 썼나 싶으니까, 문득 어렸을 때, 너랑 키 재기 놀이를 했던 게 생각이 나더라. 얼마만큼 컸나? 이만큼 컸겠다, 미리 예상한 것 보다 너는 언제나 1-2센티미터 더 웃자라 있곤 했었지. 이젠 엄마랑 함께 키를 재보면서 즐거워할 나이는 훌쩍 지났지만, 대신에 이렇게 마음의 키 재기 놀이를 하는 것 같구나. 그리고 너는 항상 이만큼 자랐겠지 하는 나나 아빠의 예상보다, 마음의 키가 더 웃자라 있어서 우리를 즐겁게 하곤 말이야. 넌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널 잘 참아주었다고 그래서 고맙다고 말하지만, 그 감사의 말 고스란히 너에게 되돌려 주고 싶어. 우리가 짚어내기도 전에, 넌 너의 부족한 부분이 어딘지를 미리 알고 있었고, 그 부분을 어떻게 채워놓고 싶은지에 대한 계획까지 미리 세워놓고 있었잖아. 우리는 그저 네가 미리 점검하고 세운 계획들을 조용히 따라주고 밀어주는 일만 했고. 그러니 아침에 뭘 먹여 보낼까? 도시락 반찬은 뭘 싸줄까? 수험장까지 어떻게 데려다 주어야 할까? 우리는 이런 거라도 열심히 의논했던 것이지. 또 오늘 시험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네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그 결과에 맞는 계획을 세울 거라고 우리는 믿어. 어떤 길 앞에서든, 지금처럼 적당한 보폭으로 부지런히 걷는다면, 분명 네가 원하는 그곳에 도착하게 될 거야. 그러니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시험 끝난 뒤에 밝은 모습으로 보자구나.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1113일 방송> b.

 

2. “안방에 심판이 내리리라(1-11)”야훼여 당신의 용사들을 보내주소서(12-20)”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방 민족에 의해서 소년은 화대로, 소녀는 술값으로 팔리고, 그리고 은과 금 그리고 많은 보물들을 강탈당하고, 유다와 예루살렘 성민들이 그리스인들에게 팔리는 치욕을 겪은 사실들을 낱낱이 적시하며, 이에 대해서 철저하게 보응하겠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겪은 시련과 수치는 당사자인 이스라엘 백성보다는 하나님 자신이 더 큰 수모와 자존심을 상하게 한 일임에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비록 하나님의 백성들이 자초한 죄악의 결과임에 분명하지만, 그에 대한 판단을 이방인에게 받는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인 때문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괴롭히고 치욕을 안겨준 이방인을 향해서 징벌하신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일련의 하나님의 심판은 자칫 이스라엘이나 오늘의 크리스천들에게 오해를 불러올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의 어떤 잘못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역성들거나 보호하시는 편협한 분이시가 하는 오해 말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야 합니다. 기독교 신앙에 따르면 윤리나 도덕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인격과 그의 구원하시는 섭리(혹은 행동)을 믿는 믿음으로 심판하신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이른바 정의나 사랑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이번 미국의 대선을 지켜보면서 한편으로는 개신교 신앙과 로마 가톨릭 신앙을 비교하는 기회로 삼은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거짓말과 막말로 일관하는 분은 개신교 신앙인이라고 합니다. 기자들이 있는 곳에서는 성경을 들어 보이며 신앙심 깊은 사람처럼 보였지만, 개표에서 밀리는 상황에서는 골프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상대방은 그와는 대조적이어서 돋보였습니다. 당선인의 신분이 되자 예배자들에게 폐를 끼칠까하여 예배 시작 몇 분 후에 성당을 찾아, 예배 끝나기 몇 분 전에 성당을 떠났다고 합니다. 기독교 신앙은 삶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악행을 일삼으면서 주일 성수하고 십일조 잘 드리는 것으로 하나님을 시험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신앙은 반드시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신앙대로 살 수는 없을 것이지만, 삶 속에서 신앙을 꽃 피우려고 최선을 다해야 옳다는 말입니다. 땅의 나라와 구원받은 나라 천국이 연속성을 가져야 하듯 말입니다. 머리털보다 가볍게 믿습니다.”를 외치는 신앙이 심판받게 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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