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127(2020. 11. 20. 금요일).

시편 시 116:5-7.

찬송 23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큰 누나에게> 왜 그런 일을 왜 이제야 말하느냐고, 어제 큰 누나에게 야단을 맞았을 때, 저 이상하게도 기분이 참 좋던데요. 뭐랄까 우리 모두 결혼 전에 함께 살면서 거의 매일 누나의 잔소리를 들었던 그 시절이 막 생각났거든요. 그 때나 지금이나 큰 누나는 정말 여전한 것 같애요. 세상의 맏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잔뜩 박혀 있는 <맏이 헌장>이라는 거라도 받아들고 태어나는 거 아닌가 싶을 만큼요. 보통 집안의 맏이들은 맏이 티를 꼭 내는 것 같긴 한데, 누나는 그 정도가 특히 좀 심하지요. 형제자매라기보다는, 늘 엄마 아빠 대리인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니까요. 힘든 것 티내지 않고 혼자서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했는데, 누나는 이미 전화 너머로 제 머뭇거림을 감지해 버렸지요. 게다가 놀랍게도 그 머뭇거림의 정체가 경제적인 문제일 거라고 정확히 맞춰 내시더군요. 그리고 긴 말들 다 생략하고, “계좌번호 불러봐명령부터 하셨지요. 그렇게 일을 해결하고 난 뒤에, 누나의 잔소리와 꾸중은 얼마나 듣기 좋고 마음 든든해지던 지요. 사실 결혼을 하고 더 알뜰한 생활인으로 변해버린 누나의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가끔은 쓸쓸하기도 했답니다.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하던 누나가, “곧 비디오로 나올 테고, 티브이에서 할 건데 왜 극장까지 가느냐?”고 하는 것을 보면서 생활이 참 무섭다고 느꼈었지요. 그런데도 제 힘든 제 내색을 금세 알아차리고, 곧 바로 송금해 주면서, 잠깐 함께 나눠쓰자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런 누나의 강인한 생활 감각이라는 거 이제사 깨달을 수 있겠네요. 직접적인 도움, 그리고 여러 가지 좋은 가르침,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1120일 방송> a.

 

2. “사제들은 벌을 받으리라 2(1-9)”잡혼과 이혼(10-16)”을 읽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사제는 특별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보내신 특사로, 하나님을 따라 올바르게 살며 그릇된 길에서 바른 길로 인도할 책임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입술만 바라보고 바르게 사는 법을 배우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바르게 가르쳐야 할 사제들이 바른 길을 떠나 그릇된 길에서 백성들을 넘어트리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은 축복 대신 저주를 내리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들과 맺은 계약이 파기된 것을 알게 하겠다 하십니다. 참으로 두려운 일입니다. 하나님의 특사였던 사제들은 동족에게서 멸시와 천대를 받게 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사제들이 벌을 받는 것은 직무유기만이 아니라 월권행위까지 포함되는 질이 나쁜 행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대인 신앙의 원천은 유일신 사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신앙을 뿌리부터 흔드는 것이 바로 우상숭배 혹은 이교신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잡혼과 이혼이라고 지적합니다. 잡혼이란 이교도와 결혼을 의미하는데, 이교도들은 야훼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도록 원인 제공을 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제사하지 못하도록 온갖 수단과 방법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이혼인데, 이른바 조강지처를 버리는 것입니다. 조강지처를 버리는 일은 그 혼인의 증인이 되시는 야훼 하나님을 무시하는 일이었습니다. 모세가 이혼증서를 써서 이혼을 합법화 한 것은, 그들의 완악함 때문이었다고 주님께서 해석하셨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인 그들의 몸과 마음을 묶어주실 때, 바라신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바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섬길 후손을 기대하셨다는 것입니다. 이는 땅의 나라가 건강하지 않고서는 하늘나라도 건강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역사를 이어가는 거룩한 임무를 감당해야 합니다. 이것이 후손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며, 그 후손 중에서 메시야가 출현할 것이라는 암시도 읽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선택한 사람들, 혹은 구별한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역사를 계승할 거룩한 과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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