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200(2021. 2. 1. 월요일).

시편 시 128:1-3.

찬송 34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 여자가 생을 마감하고 망각의 강을 건너, 저승으로 가게 되었을 때, 뱃사공이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이 강물을 마시면 일생동안 있었던 모든 것을 전부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이 강물을 마셔도 됩니다. 망각의 물을 마시고 안 마시고는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여자는 반가웠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고생한 모든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싶다고 했지요. 그러자 뱃사공이 그렇게 되면 기뻐했던 것도 함께 잊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래도 여자는 끔찍했던 실패의 경험을 모두 다 잊어버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했고, 뱃사공은 다시 찬란한 승리의 순간들까지 모두 다 잊어버리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여자는 남에게 미움 받은 것을 모두 잊어버리고 싶다고 했고, 뱃사공은 그럼 당신은 사랑받았던 것도 다 잊어버리게 될 거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여자의 얼굴에 고민하는 빛이 역역했습니다. 사랑받았던 것까지 잊어버리게 된다. 그녀는 한참을 고민했죠. 결국 여자의 마지막 대답은 망각의 물을 마시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생동안 경험한 사랑과 기쁨을 잊는 것 보다는, 슬픔과 실패와 함께 기억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그 경험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니까요.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9일 방송>

 

2. “수로보니게 여인의 믿음(24-30)”귀먹은 반벙어리를 고치신 예수(31-37)”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각 단락마다 그 내용의 요점을 메모하곤 합니다. 그런 다음에 이런 내용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먼저 저자의 의중을 살피는 일이고, 그 다음에는 독자인 저의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저자의 의중보다는 제 생각에 몰입할 때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제가 아는 시인 한 분은 시를 읽고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 시의 뜻이라고 했습니다. 한번은 우연히 인사동에서 조각 작품 전시회에 참석했는데, 마침 조각가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보이느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조각가의 마음을 상하게 할지 몰라서 조심스럽게 제 생각을 말했는데, 아주 잘 보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어떤 분이 자신의 생각은 다르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는데, 조각가는 아주 잘 보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지요. 그러면 이 조각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하고 묻자, 관람자가 보시는 대로가 진정한 의미라고 했습니다. 성경말씀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귀한 말씀도 그 말씀을 대하는 사람에게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흔해빠진 이야기에 불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나 글을 쓰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의미 있게 들리고 읽혀지도록 해야 할 책임 말입니다.

정신 줄을 놓은 젊디젊은 딸이 하루 종일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딸을 고쳐보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그 어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마지막 희망 줄이다 싶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사정을 들으신 주님은 자녀가 먹을 빵을 개에게 주는 게 아니라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딸이 개보다 못한 존재로 공개적으로 비난을 받게 된 것입니다. 화가 나서 따질 수도 있었겠지만, 목적은 그 딸을 고치는 데 있는 터라 꾹 참고 한 마디 합니다. 옳은 말씀이지만, 개들도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얻어먹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이 말이 주님을 감동시켰음에 분명합니다. 그렇게 해서 미친 짓 하며 살던 사랑스러운 딸이 제정신을 찾은 것입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걸까요? 시련은 우리들 삶에서 흔해빠진 내용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시련 앞에서 주저 앉지 말고 뚫고 나아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우리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찾아가야 할 최후의 솔루션입니다. 아직 주님께 다가서지 못했다고 한다면, 여전히 우리는 희망 속에 살고 있는 행운아들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약간의 장벽을 세워놓으신다고 해도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제가 이런 주님을 만났던 것은 갈 6:9 말씀이었습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오늘 본문의 평행귀인 마 15:28에서는 이 여인에게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고 하셨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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