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443(2021. 10. 2. 토요일).

시편 시 33:13-15.

찬송 53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편 세상 사람들은 그를 위선자로 취급하는 등 여러 가지 고초를 겪기도 했지요. 이렇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톨스토이는 심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늙은 몸으로 여행을 하다가, 1910년 어느 가을 날 아스타보보 어느 역장 관사에서 천상의 계단을 밟고 그가 꿈꾸었던 하늘나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난 아스타보보 역을 이제는 톨스토이 역이라고 부릅니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소설에서 천사에서 잠시 인간이 된 영혼에게 이런 고백을 하게 됩니다. “모든 인간은 이기심이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인간이 되어서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일을 걱정하고 염려했기 때문이 아니라, 길을 가던 한 사람과 그 아내의 마음속에 깃든 사랑, 그리고 그들이 제게 보여준 동정심과 관심 때문이었습니다.” 톨스토이는 바로 인간이 겨드랑이에 보이지 않는 날개 가 숨어 있는 천사라고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그 날개가 바로 사랑과 관심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99일 방송> b.

 

2. “그리스도의 사제2(8-13)”을 읽었습니다. 오늘 말씀을 읽으면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사도 바울이 이처럼 성도들에게 보낸 편지로 비웃는 글을 처음 읽었는데, 사도에게도 이런 단면이 있는 줄을 미쳐 알지 못했습니다. 고린도 교우들이 받은 비웃음이란 이런 것들입니다. 여러분은 벌써 부자가 되었고, 벌써 왕이 되었으며, 우리는 바보가 되었는데 여러분은 현명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여러분은 강자이고, 여러분은 명예만 누리고, 우리는 이 시간에도 굶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매 맞으며 집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손발이 부르트도록 노동을 하며 이 세상의 쓰레기처럼 인간의 찌꺼기처럼 살고 있습니다.” 고 말하고 있는데, 조금은 지나치다 싶지만, 이런 극적인 대비야 말로 당시의 교회 현상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해 전에 완도에서 오셨다는 목사님 한 분이 저의 강습회장에서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지난 25년간 자원해서 농어촌 목회를 하고 있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노인 몇 분만 남아 있는 빈둥지 같은 노쇠한 교회에 남겨 있다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목회는 실패한 것 같다는 자조적인 말을 이어갔습니다. 도회지에서 크게 힘쓰지 않고도 시골에서 훈련된 일꾼들을 공짜로 받은 동료 목회자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자신을 비웃듯 성공한 목회를(?) 자랑할 땐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오늘 사도의 그 심정을 느끼게 하는 얘기는 농어촌 교회 목회자들에게서도 수 없이 들어왔습니다. 현대 그룹에서 과장으로 출세가도를 달리던 한 젊은이는 삶의 방향을 바꾸기로 하고 저에게 상담을 청해 왔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신대원을 졸업하고 금산 어딘가 시골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또 몇 년이 흘러 농촌 목회의 어려움을 들려주었습니다. 농촌에 남아 있으려는 젊은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교회는 늙어 버렸다고 했습니다. 성경을 가르치는 것도, 봉사를 훈련하는 것도 무리하다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남는 것은 자녀들에 대한 미안함과 동료들로부터 실패자로 낙인찍힌 것이라고 했습니다. 목회에 대한 아름다운 설계는 철부지 시절의 객기였다는 것입니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바른 목회관을 가진 것은 분명한데, 그 과정에 대한 준비나 대처가 너무 순진무구했던 것입니다. 꼭대기로 올라가는 게 목표가 아니라, 꼴찌가 되기로 꿈을 꾸었다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생긴다 하더라도, 멈추지 말고 뚜벅뚜벅 걸어갔어야 했습니다. 물론 어떤 목회자처럼 하나님은 배고픈 목회자를 돕지 않고 계십니다.”라며 탄식하고 푸념할 수 있습니다. 그런 고비들을 수도 없이 넘어야 했습니다. 그러느라 생긴 수많은 생채기나 상처들을 몸에 남겨야 했습니다. 그래야 사도의 말이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림이 되어 새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치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6:9)라고 말입니다. 어쩌면 지금 8부 능선을 오르고 있는 중일지 모르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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