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478(2021. 11. 6. 토요일).

시편 시 37:38-40.

찬송 53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결과로써 사람에게는 다양한 혈액형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또 란트슈타이너는 피를 A, B, AB, O형로 나누었습니다. 이 혈액형의 발견으로 안전한 수혈이 가능해 져서 운에 맡기고 무조건 수혈하던 시대는 가고, 이제는 환자에게 맞는 피를 찾아 안전하게 수혈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과학 분야인 의학도, 한 때는 하늘의 뜻에 맡기고 수술을 했다고 하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한 일이구나 싶지만, 당시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던 시절이지요. 가까운 사람이 수혈을 받고 완쾌 돼 병원 문을 나설 때, 그동안 몰랐던 고마움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곤 합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우리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의 덕으로 살아가고 있지요. 이 혈액형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고 알려지기 전 까지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 그 사람들의 결정, 우리들의 뜨거운 피처럼 소중합니다. 태어나 다시 돌아갈 때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우리 몸속을 돌아다니는 혈액은 정말 부지런한 일꾼이지요. 바늘에 찔려서 핏방울이 손끝에 맺힐 때, 따끔한 통증을 느끼면서 잠시 내 몸 속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요. 그 붉은 색이 바로 우리 내면의 색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927일 방송> b.

 

2. “마지막 부탁과 작별인사(13-24)”을 읽었습니다. 한동안은 마지막이라는 말을 자주 생각했습니다. 세상이 험하다는 생각에 이르자 그랬던 것입니다. 마지막 식사가 될 수도 있고, 마지막 만남이 될 수도 있으며, 마지막 예배가 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난폭 운전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 경부선 고속도로를 한 달에 5번 이상 이용하게 되면서부터는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모습일 수도 있으니 면도도 깨끗이 하고 옷매무새도 단정하게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묵상자료도 여러 날 것을 준비해서 예약 기능으로 올려두곤 합니다. 그래서 00분에 묵상을 읽으시는 몇 분에게는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사실 이런 예약 기능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첫 시간을 기다릴 식구들에게 따끈따끈한 신앙 얘기를 전하려고 힘썼습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우들에게 남긴 마지막 부탁의 말씀과 작별인사입니다. 물론 고린도 후서가 있는 것으로 봐서 이 작별인사는 다시 했을 것입니다만 말입니다.

   언제나 마지막 말이나, 마지막 인사는 그 자체로 절실합니다. 만일 상대방이 그 점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 그 역시도 절실하게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늘 깨어있고, 굳건한 믿음을 가지며, 씩씩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사랑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라는 부탁은 조금도 신선한 메시지는 아닙니다. 그러나 듣기에 그렇다는 뜻이지, 몸으로 실천하기에는 어느 것 하나도 중요한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단단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일이며, 용기 충천한 사람,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산다는 것은 또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저도 여러 차례 유언장이라는 것을 써 봤습니다만, 듣기에 따라서는 상투적인 말들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대로 살아가는 일이란 고되고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도는 몇 사람들 개인적으로 힘든 짐을 함께 짊어진 이들의 이름을 호명합니다. 그것은 그들을 교우들이 마음으로 존중해 주기를 바라는 뜻일 것입니다. 소소한 내막은 알 길이 없지만, 어쩌면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절절한 삶과 신앙을 나눈 이들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개척한 아시아의 교회들의 이름도 소환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말로는 오래된 아람어 인사 마라나 다!”를 차용합니다. “주님, 어서 오십시오.”라는 뜻입니다. 주님이 오셔야 더 이상 애를 태울 필요도 없고, 더 이상 기다리고, 오해하고, 다투고, 마음 아파하는 일들은 없을 테니까요.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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