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77호(2023. 3. 20. 월요일).
시편 시 120:1-4.
찬송 41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사람의 목소리만큼 아름다운 악기도 없다는 말을 합니다. 기교와 감정 표현이 뛰어난 성악가의 노래나, 오히려 반대로 별다른 기교 없이 변성기가 지난 남자아이로 구성된 합창단의 맑고 순수한 노래 같은 것을 듣다보면, 정말 소름이 끼칠 만큼의 감동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갖기도 하지요. 사람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 또 다른 순간은 이런 거지요. 남성의 굵고 낮은음성과 여성의 여린 목소리. 상반된 두 음성이 만들어 내는 조화를 지켜보게 되는 그러한 순간 말입니다. 작곡가 오숙자의 곡 <우리 한 날개 되어>는 바로 그러한 조화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움이 불길 되어 타 오른 사람, 한 날개로 맺어진 사랑아. 푸르른 청춘의 꿈, 영롱한 무지개, 한 날개로 맺어진 축복이여, 온 세상 비바람, 세상의 모진 고통, 우리 사랑으로 두려움 없어, 그 사랑 막지 못해. 밝은 꿈, 희망의 날개여. 그리움이 불길 되어 타오른 사랑, 한 날개로 맺어진 사랑아, 푸르른 청춘의 꿈, 영롱한 무지개, 한 날개로 맺어진 축복이여, 온 세상 비바람, 세상의 모진 고통. 우리 사랑으로 두려움 없이, 그 사랑 막지 못해. 밝은 꿈, 희망의 날개여. 우리 사랑, 영원히 빛나리라.”
이곡의 노랫말을 쓴 시인 탁개석은 우리의 결혼식이 외국의 작곡가의 작품들로 채워지는 것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바그너나 멘델스존의 곡도 물론 좋지만, 우리의 결혼식인 만큼 결혼식을 축하하는 음악 역시도, 우리의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지요. 결혼식 축가를 염두에 두고서 서로의 부족한 것을 채우며 완성해 가는 그러한 사랑의 의미를 <우리 한 날개 되어>의 노랫말에 담아냈습니다. 작곡가 오숙자에게 노랫말을 건넸더니, 글이 담은 뜻을 살려서 남녀가 함께 부르는 듀엣 곡으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3월 18일 방송>
2.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1-15절)”을 읽었습니다.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생각나는 단상들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는데, 그때 첫 시험이 “돌들로 떡을 만드는” 문제였습니다. 지금도 마귀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백성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줄 수만 있다면 대통령도 시장도 심지어 교단의 총회장도 되고도 남습니다. 대부분의 문제들이 예서 출발하는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사는 것은 떡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라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은 어디로 실종되었는가 하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오병이어(五餠二魚)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어찌하여 계속되지 않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오병이어 기적 이야기는 공관복음서는 물론 요한복음서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공관복음서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말씀이 요한복음서에는 기록되지 않은 점과, 대신 요한복음서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억지로 임금 삼으려 해서 혼자 산으로 떠나가셨다는 말씀이 들어있는 점입니다. 공관복음서는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두는 반면, 요한복음서는 그 사건의 의미에 관심을 두는 때문이라 합니다.
요즘 사람들도 “먹고 살자고 일한다.”는 통속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 생각한다면 짐승과 다를 바 없는 슬픈 일인데 말입니다. 그것보다는 조금은 더 높은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이 첫 단계를 무시할 수는 없음을 주님께서도 알고 계셨습니다. 배가 고프면 눈이 감기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을 주님은 알고 계셨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서 역사적 만찬을 시도하신 것입니다. 공관복음서에서는 저녁놀이 붉게 번지는 저녁때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4천 명을 먹이신 기적 이야기에는 주님을 따르던 청중들이 사흘씩이나 굶은 상태라고 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무리 중에는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라.”(요 6:26)고 아픈 곳을 찌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열악한 선교지에는 떡을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서 그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말씀들을 합니다. 배고픈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아픈 이들을 치료해 주며, 무지한 이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것은 지극히 복음전파의 기본 수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닙니다. 배고프고 병들고 간절한 욕구가 있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복음전파의 절실함이 느껴지도록 말입니다. 두 번째 단상은 지금도 오병이어의 기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복음의 씨가 떨어진 마음 밭에는 반드시 생명의 씨앗이 잉태한다는 믿음 말입니다. 시대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새로운 버전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출세의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 사랑의 수단으로 말입니다. 복음 전파의 대상에서 예외일 존재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타종교인도, 이념이 다른 사람들도, 성 소수자나 마약 등에 중독된 사람들도 말입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은 그들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하시며, 구원받기를 바라시는 때문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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