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125호(2023. 8. 15. 화요일).
시편 시 11:1-4.
찬송 507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연의 끈은 참으로 질기다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참으로 지난하다 한탄할 수밖에 없을 만큼, 끝이 보이는가 싶다가도 다시 이어지고, 끊어지는 듯하면서도 우연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지지요. 무슨 연으로 이렇게 훌훌 털어버리지 못하고 매번 마음이 약해져 주저앉고 마는지, 스스로도 납득이 되지 않기도 합니다. 아마 인연의 끈이 라는 말이 없었다면, 그렇게 체념하고 받아들이기까지도 쉽지 않겠지요. 인연이 이어준다는 것, 서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마음이 다해 있다는 증거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라지지 않는 끈처럼 말이지요.
“어스름 서역선 넘어, 무심히 떠가는 흰 구름처럼 가시는 그대는. 이 저녁 찬 바람으로 마른 가지 스치오니. 별들이 내려와 수풀 속 들꽃으로 피었대도, 눈 감아 돌아서는 마음. 그대 아시나. 행여 마주칠까 빗겨가는 길. 처연한 달빛에 매인 그림자 하나. 모질게 따라와 걸음마다 밟히던 길. 그대 아시나, 그대 아시나.”
모질게 돌아서지 못하고 그 마음의 언저리를 서성이는 심경을, 시인과 작곡가는 방금 들으신 이 곡 <그대 아시나> 안에 담아냈습니다. 곡을 통해서 시인 한 여선과 작곡가 이 한삼의 인연도 귀하게 느껴졌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작곡가는 시인의 글에 곡을 붙이고 나서, 한동안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하고,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곡을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는 날, 특별한 기별도 없이 찾아온 시인의 모습에서, 그동안의 많은 오해를 풀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곡에서 느껴지는 온화하고 평화로운 심상은 시인과 작곡가의 좋은 인연 덕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요. 한 여선시 이 한삼곡 <그대 아시나> 소개해 드렸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8월 15일 방송>
2. “5천명을 먹이신 기적(30-44절)”을 읽었습니다. 뉴스를 시청하노라면 틀림없이 보게 되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마른 몸과 비위생적인 물이 우리 얼굴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런데 배고프고 병든 세상을 살리려고 우리나라가 발 벗고 나선 것은 참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2009년 카파시(Korea-Africa Food & Agriculture Cooperation Initiative, 한-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협의체)가 결성되었고, 아프리카 41개국의 요청에 의해 우리 농업 진흥청은 개량 볍씨, 씨감자, 각종 채소, 과일 그리고 양계 양돈 등 배고픈 아프리카를 돕고 있는데, 쌀은 3배, 씨감자는 9배, 채소는 10배의 고소득을 올리는 등, 가히 농업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합니다. 이를 위해서 2020년에만 현지 연구원 1,510명을 한국으로 초청 기술교육을 전수해 주었고, 현장교육에는 125,943명의 지도자들을 참여시켰다고 합니다. 이처럼 직접 원조가 아닌, 스스로 농업성장을 이끄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이라는 정신교육도 병행하면서 말입니다. 아시아의 빈곤 국가 십여 개 국 역시도 같은 정책으로 돕고 있으며, 남미에도 여러 나라가 도움을 요청해서 협력 중이라고 합니다. 사실 배고픔은 잉여농산물로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탐욕에 눈이 먼 군벌들에 의해서 막혀버렸던 것입니다. 그러니 2천 년 전의 유대나라는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배고픈 사람들 그리고 병든 사람들은 온 세상에 깔려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무리들은 배고픔과 질병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 주님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6.25동란 때 저는 6~8살이었습니다. 저희 마을에 들어온 미군을 보면서 “헬로우 ! 껌 !” 하며 그들의 자동차를 따르던 우리들에게 사탕과 껌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들은 어떤 눈으로 우리들을 바라보았을까요? 절망을 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당신을 따르는 군중들을 바라보시면서 희망을 보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 희망이란 유대민족이 가지고 있는 신앙심과 근면성과 같은 그들의 장점들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이 가지신 희망이란 하나님 안에 감추어진 평화와 사랑 그리고 구원이었습니다. 세상엔 온통 절망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을지라도, 전쟁의 공포와 기근과 질병의 고통이 멈추질 않는다 할지라도, 주님은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따뜻한 손길을 바라보고 계셨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기쁨이었고 보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기쁨과 보람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우셨습니다. 그래서 명령하였습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음식을 확인하셨는데, 한 어린 아이가 내민 도시락,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주님은 그 작은 도시락을 받아 드시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신 후 제자들에게 나누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작은 도시락이 5천명을 먹이고도 남은 것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기록했습니다. 그 어린 아이는 그날 밤 가족들과 함께 생의 가장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며 행복한 잠자리에 들었을 것입니다. <비가 내리네>란 복음가는 “그 예부터 들려오는 외침 내 귀에 들리네. 전쟁과 굶주림 못 견디어 우는 저 음성 저 음성. 우리 위하여 죽으신 아기 예수께 우리는 무얼 배웠나? 왜 아직 서로 헐뜯고 평화 모를까? 왜 우리 눈은 이리 어둘까?” 조용히 묻고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묵상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의 말씀이든 전통이든 그 정신과 의미가 살아 있어야. / 막 7:1-23. (0) | 2023.08.17 |
---|---|
진심으로 주님을 찾는 사람들을 도우시는 주님. / 막 6:45-56. (0) | 2023.08.16 |
죽음을 자초한 것은 부활신앙. / 막 6:14-29. (0) | 2023.08.14 |
주님이 기대하시는 존경받는 삶. / 막 6:1-13. (0) | 2023.08.12 |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우리는 우리의 일을. / 막 5:21-43. (0) | 2023.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