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127호(2023. 8. 17. 목요일).
시편 시 12:1-4.
찬송 44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도심 외곽의 풍경과 도심의 모습은 곰곰이 되짚지 않아도 참 대조적이지요.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불빛입니다. 도심 외곽 마을은 밤이 되면 걸음을 떼기가 불안할 정도로 어둡지만 반면에 도심은 밤새도록 환한 곳도 많이 있습니다. 쉬지 않고 밝히는 불빛은 인심을 들어내는 것 같지요. 지키고 싶고 지켜봐야 할 것이 뭐 그리 많아서 저리 내내 불을 밝혀야 안심할까? 측은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입니다. 도심 외곽의 짙은 어둠 그 든든하고 우직한 심성이 부러워집니다.
도시와 시골의 풍경은 우리의 눈이 사물을 좇는 시선의 진행 방향에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골의 풍경을 볼 때, 지평선을 따라서 눈이 좌우로 움직인다면, 도심에선 하늘 높게 우뚝 선 빌딩의 모습을 좇아 세로로 움직이곤 하지요.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 씀씀이는 바로 그 시야를 따라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야가 트이는 만큼, 마음을 토닥이고 배려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잘 보일 테니까 말이지요. 좀 더 멀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눈앞은 빌딩들로 막혀 있다고 해도 말이지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8월 17일 방송>
2. “유대인들의 전통(1-23절)”을 읽었습니다. 전통이란 한 공동체 안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습관이 사회적인 불문율처럼 굳어진 것으로, 종교적인 경우에는 무서운 힘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두 가지 전통이 소개되고 있는데, 하나는 음식을 먹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전통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아직 하나님께 바친 것은 아니지만, 바칠 요량으로 특정해 놓은 물건을 두고 고르반이라 부르는 전통이 그것입니다. 대체로 전통이란 순기능이 많은 것이어서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계승되어 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흘러가면서, 본래의 의도나 목적은 사라지고 한줄 전통만 덩그러니 남게 되는 경우, 역기능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깨끗하고 건강한 식재료 뿐 아니라, 그 조리 방법이나 그 식사 방법에서도 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식사 방법의 경우인데, 깨끗한 그릇과 깨끗한 손으로 먹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르반이란 전통은 “드림이 되다.”는 의미로, 아직 성전에 바치지는 않았지만, 바치기로 작정하고 보관중인 예물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런 전통들은 신앙생활에 있어서 매우 유익한 내용이며 또 잘 훈련하면 신앙인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덕목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전통이라 하더라도 이를 오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런 좋은 전통을 악용하는 경우까지 생겨서 오히려 그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까지 생긴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이 점을 제대로 지적하는 것이 오늘의 본문입니다. 순서대로 식사 전에 손을 씻는 전통에 대한 문제접입니다. 이 손을 씻는 전통은 건강을 위해서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쳐야 할 생활 율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정이 있어서, 또는 사정 여부와 관계없이 손을 씻지 않고 식탁에 앉을 경우, 오늘 본문에서는 그런 장본인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이었는데, 이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리세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이를 문제 삼고 예수님을 곤경에 빠트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이사야의 말씀(29:13)을 인용하면서 사람의 계명(전통)을 하나님의 계명인양 가르친다고 일침을 놓은 것입니다. 그러면서 고르반의 전통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고르반이란 하나님께 드리기로 미리 작정해 놓고 보관중인 예물을 가리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부모나 형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 도움을 청할 때, 돕고 싶은 마음이 없을 때는 자신이 가진 재물을 고르반으로 떼어 보관 중인 것 밖에 없다고 피해간 것입니다. 얼마나 악용한 실례입니까? 그러니까 좋은 전통을 아주 나쁜 방향으로 이용한 경우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준엄하게 꾸짖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든 사람들이 생활에서 깨우친 전통이든, 그 정신과 의미를 살리지 않는 한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일깨우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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