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165호.
시편 시 19:12-14.
찬송 50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한걸음 한걸음 가가다 보면 어느 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독일 작가 미하일 엔데의 스터디 셀러지요. [모모]에 나오는 말입니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우리 속담과도 참 닮아있는 얘기인데요.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에 충실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기 바랍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8년 9월 23일 방송>
2. 성령강림절 열일곱째 주일의 복음서 말씀 마 20:1-16을 본문으로 “예수님이라는 어떻게 하실까?”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어째 제목이 청소년에게 들려주려는 제목처럼 들리겠습니다만, 사실은 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에게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랑스럽다 말할 인생은 한 사람도 없을 테니 말입니다.
인생을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1-7절).
성경에는 시간을 표현하는 두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길이나 양/量 등, 셈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하는 크로노스(χρονος/행 7:17)와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기회나 때를 말하는 카이로스(καιρος/행 7:20)가 그것입니다. 불가에서는 끝없는 되풀이의 한 시점으로 인생을 말하지만(크로노스), 성경이 말씀하는 인생은 단 한 번의 기회라고 가르칩니다. 포도원의 품꾼으로 일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할 때, 우리들은 일찍 또는 중간에 그리고 어떤 이는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소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인생을 지루한 시간으로, 다른 이는 눈치껏 요령을 피우면서, 또 다른 이는 일말의 후회도 없이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삶의 자세는 훗날 어떤 상급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삶은 단 한번 뿐인 기회인 때문에 성실하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상을 언급하는 것은 게으른 사람을 위한 입바름입니다.
인간의 셈법과 하나님의 셈법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8-13절).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이성/理性과 시대의 조류에 따라 사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이해를 놓칠 때가 많습니다. 다시 말하면 도덕과 상식을 표준으로 삼곤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풍기는 현상이 그것을 대변합니다. 부지런하게 새벽 인력시장에 나갑니다. 그리고 목에는 자신의 전문 직종, 곧 미장, 조적, 잡부 등을 큼직하게 써서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 일당을 받기에 족한 최소 8시간 근무시간을 채웁니다. 그러면 정부가 정한 하루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이런 기본적인 룰이 깨졌습니다. 한 시간만 일한 사람으로부터 하루 일당을 주더니 새벽에 불려와 일한 8시간 일한 사람까지도 똑 같은 급여를 주는 것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한 시간짜리는 성실했고, 8시간짜리는 빈둥거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하루 품삯이 필요했고, 하나님은 그것을 아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읽으려고 할 때만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14-16절).
한 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What Jesus would do?>라는 쉘돈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125년 전에 나온 소설로, 한 인쇄공이 타이프라이터의 발전으로 실직하고 교회당을 찾아와서 죽은 후에,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갖고 해답을 찾아 나선 한 목사의 이야기입니다. 천사의 말로 설교를 듣고 천상의 노래를 부르며, 고상하고 품위 있는 목소리로 인사를 나누는 것이 전부인 오늘의 크리스천들을 향해서 묻는 질문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그날의 품삯이 필요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갖 불의와 부조리 그리고 거짓과 불법으로 힘든 사람들이 너무도 많지만, 교회는 앵무새마냥 사랑과 은혜를 외치고 있습니다. 가나안 성도가 늘어나는 이런 교회를 향해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되리라고 말입니다. 묵묵히 믿는 대로 실천하며 살라는 말씀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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