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487.

시편 78:1-4.

찬송 34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보게 조카, 얼른 와보게. 내 장사가 얼마나 잘 되는지 와서 보고 배워. 장사 수완을 배워두면, 앞으로 먹고 사는 일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게야.”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이 자신의 조카에게 조곤조곤 가르쳐주며 말했다. “폴란드에서 생산되는 이 옷감을 본 적이 있나? 이미 유행이 지난 옷감인데,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슬고 여러 군데 좀이 슬었어. 몇 년 동안 진열해 놓아도 팔리지 않았었는데, 오늘 팔렸어. 품질이 좋은 외국제품이라고 하니까 멍청한 손님이 깜빡 속아 넘어가 얼른 사갔지. 그 사람은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 멍텅구리라니까!” 그러자 숙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누가 정말 바보 멍텅구리인지 구분이 안 가네요. 이걸 보세요. 그 사람이 준 돈은 위조지폐입니다.”

        차오슈잉, 우화에서 발견한 인생 지혜, pp.274-275,

 

2. 성령강림절 후 열 둘째 주일의 구약성경 왕상 19:1-8을 본문으로 무기력한 엘리야의 문제는 무엇일까?”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저는 평생을 왕성한 식욕을 가지고 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항암치료 때문인지 식욕과 함께 의욕까지도 떨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말입니다.

 

성경에서 역설적인 말씀을 만날 때 난감해지곤 합니다(1-4).

1983년 여름 불의 선지자 엘리야를 만나기 위해서 갈멜산 산정으로 올라갔습니다. 그곳 정상에는 그 옛날 우상을 섬기던 바알 왕과 이세벨 왕후의 제사장들과 기도의 대결을 벌여 승리했던 엘리야의 석상이 있는데, 엘리야는 오른 손에 칼을 움켜쥐고 있었고, 발밑에는 우상을 섬기던 제사장들이 죽어 너부러져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날이었는데도, 그 모습을 바라보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우상의 제사장 850명과 엘리야 한 사람이 기도 대결에서 엘리야가 승리하고, 36개월 비오지 않던 땅에 소나기가 퍼부었습니다. 그런데 싸움에서 이겼는데도 불구하고, 우상의 여인 이세벨은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공언을 하고 군사들을 풀어 엘리야를 수색하였습니다. 도망자의 신세가 된 엘리야는 광야로 피신 한 로뎀나무 밑에 얼굴을 파묻고, 하나님께 죽여 달라고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용맹이 충천하던 엘리야가 무력한 도망자의 모습으로 변한 것입니다.

 

엘리야가 무기력한 사람들의 전형/典型처럼 바뀐 까닭은 무엇일까요?(5-6).

엘리야의 풍채로 보나, 우상의 제사장 850명을 대상으로 싸운 이력으로 보나, 엘리야가 왕후 이세벨의 한 마디에 기가 꺾이고 도망자의 신세로 전락한 모습을 볼 때, 실망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엘리야가 어찌하여 무기력한 모습으로 돌변하게 되었는지 그 까닭을 살펴야 하겠습니다. 80년대 초 장신대와 샌프란치스코 신학대가 공동으로 주관하던 목회학 박사(D. Min.)과정을 하고 있을 때, 옆 자리에 유명한 부흥사가 앉았는데, 그분이 남산 구치소생활의 한 일화를 들려주었습니다. 하루는 교단 총회장이 면회를 오셨는데, 자신이 그 자리에 없는 줄 알고 간수에게 말하기를 젊은이들이 철이 없어 고생을 해 봐야 한다.”고 하자, 간수가 그래도 개신교 대책 예산이 500만원인데 비해, 천주교는 5,000만원 입니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전향/轉向을 하고 박정희의 새마을 전도사가 되어 일본으로 갔다 했습니다. 세상 권력 앞에서 유약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유약한 일꾼을 끝까지 격려하셨습니다(7-8).

한기총이라는 연합단체에 몇 차례 참석한 일이 있었습니다. 사자후를 토하며, 영웅담을 늘어놓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일간지에 재판을 받고 있는 기사가 실렸는데, 그 사자후를 토하며 영웅담으로 좌중을 주름잡던 분에게 젊은 판사가 야단을 치는 말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목사님, 거짓말 좀 하지 마세요. 그렇게 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겠습니까?” “, 죄송합니다.” 이 모습은 엘리야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억지로 눈을 감고 로뎀나무 그늘로 파고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비겁하고 무기력한 엘리야를 위해 천사를 보내 음식과 물을 전하며, “음식을 먹고 물도 마셔라.” 권하신 것입니다. 엘리야의 초라한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들을 일꾼으로 세우시고 얼마나 맥이 빠졌을까요? 그러나 이것이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입니다. 연약한 자를 붙들어 힘을 주시고 지혜를 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일하게 하십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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