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688(2025. 2. 28. 금요일).

시편 107:13-15.

찬송 55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성경에 의하면 유대인들의 복장은 본래는 화려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디아스포라가 된 후에는 미운 오리새끼가 되어 중세 기독교에 의해서 강제로 마치 죄수처럼 검은 옷과 검은 모자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1215년 제 4차 라테란 종교회의에서 교황 이노센트 3세는 유대인과 무슬림의 옷에 특별 식표를 달아 어디에서든지 이들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였고, 1217년 영국 왕 헨리 3세는 유대인의 옷에 십계명의 뱃지를 달도록 명하였고, 1269년 프랑스 왕 루이스 9세는 유대인의 식표를 상의 앞뒤에 달도록 명하였다. 독일의 나치는 유대인들의 앞가슴에 커다란 별을 붙이게 하였다.

 

2. “밤을 타서 보아스와 가까워지다(1-18)”을 읽었습니다. 유행가 가수 박상철의 <쿵짝 쿵짝>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품바가 품바가 돌아간다. 세상살이 힘들다고 포기 말아요. 살다 보면 좋은날 있을 테니까라는 가사로 시작하는데, 이 쿵짝이라는 말은 상대방과 죽이 잘 맞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시모와 며느리가 쿵짝을 하는 흥미로운 일화가 나옵니다. 인생 선배일 뿐 아니라, 유대의 풍습과 전통을 잘 알고 있는 시모 나오미가, 이방 나라에서 온 며느리 룻을 가르치는 얘기인데, 제가 요즘 소개하는 유대인의 전통 희년과 무름이라는 것입니다. 예전에 소유했던 땅을 회복시켜주는 것만이 아니라, 어렵게 된 처지의 친족을 책임져 주는 일입니다. 히브리어로는 고엘(לאג) 무름이라는 전통인데, 25:23-28에 근거하는 말씀이라고 했습니다. 이 제도를 가장 극적으로 잘 보여주는 일화가 나오미의 둘째 며느리 룻의 경우라 하겠습니다. 청상과부가 된 룻을 남편의 친족 중에서 가장 가까운 이가 합법적으로 거두어들이는 전통인 것입니다. 시모 나오미는 며느리에게 그 시작을 잘 알려줍니다. 보리밭 추수하는 일터에서 주인과 일꾼들이 잠을 자는 것은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일터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하는 습관을 따른 것인데, 주인 보아스의 침상을 미리 알아둔 후, 목욕을 하고 곱게 단장을 한 룻이 깊은 밤중에 보아스의 발밑 이불자락을 들치고 들어가 잠을 자는 것입니다. 한 밤중에 한기를 느낀 보아스가 일어나 살펴보니 웬 젊은 여자가 자신의 발밑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보아스와 룻 사이에 대화가 이루어지고, 룻의 의지를 알게 됩니다. 보아스는 룻의 사람됨을 칭찬합니다. 시모의 권유를 따라 젊은 사람에게 개가/改嫁해 가지 않고, 시모를 지극정성 섬길 뿐 아니라, 낯선 시모 나라의 전통까지 따르는 것에 감동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무름의 전례대로 룻의 장래를 지켜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보아스는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어서, 어젯밤의 일이 새어나게 구설수에 오르게 될까 염려하며, 이른 아침에 룻이 얼굴을 가릴 때 쓰는 장옷을 벌려서 보리 여섯 되박을 담아주고 시모에게로 되돌려 보냅니다. 룻은 이 모든 일들을 시모에게 고하였고, 보아스가 무름을 위해서 힘써줄 것을 확신하며 룻을 격려합니다. 우리는 역사를 검토하거나 배울 때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현재의 삶과는 너무 다른 오랜 옛날에 있었던 전통이나 법과 같은 것들인데, 시대가 지난 사건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있어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 손사래 치거나, 무시하려고 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자주 언급되는 무름이나 희년과 같은 전통이 어떤 정신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깨우침입니다. 저는 2002년 토론토와 필라델피아를 왕복하는 주말여행이 있었습니다. 우리 묵상식구인 엥글러 목사님이 한국 선교를 마치고 미국 지역 교회에 부임하게 되었는데, 그때 토론토에서 성경강습회를 인도하고 있는 제게 목사 임명식에 와서 축사를 부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몇 자 적어서 참석했었는데, 행사를 마치고 토론토로 가는 비행기 일행 중에는 약 40, 50명쯤 되는 유대인 젊은이들이 검은 두루마기와 검은 모자를 쓰고 검색대를 프리패스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미국에서 유대인들이 그만큼 신뢰를 얻고 있다는 반증이었습니다. 9.11사태가 일어나고 나서 전 세계의 공항은 삼엄한 검색이 실시되어 모욕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유대인 젊은이들은 복장이며 모습이 일반인들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여길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하나님이 뽑으신 사람이다.”라며 자신을 과시하는 듯 하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전통을 지키고 있는 지 궁금해졌습니다.

 

3. 묵상식구 엥글러 목사님이 외손자가 세례를 받는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중국 치치하얼의 김태성목사님께서 여러분에게 안부인사 전해왔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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