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687호(2025. 2. 27. 목요일).
시편 107:10-12.
찬송 48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린 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 목표는 깨어나면 사라지는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명언을 남겼다. 사람들에게 삶의 목표, 혹은 일하는 목표가 무엇이냐 물으면, 직장을 구하거나 사업을 위해서 그리고 악기를 배우는 것 등을 얘기한다. 그런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세웠느냐 물으면 대답을 잘 하지 못한다. 목표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와 함께 또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무엇을 할까?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새삼스럽지만 진지하게 물어보아야 할 것 같다.
2. “룻이 밭에서 보아스를 만나다2(14-23절)”을 읽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다른 민족과 차별되는 독특한 법과 전통이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 많은 오해가 발생하고, 심각하게는 편협한 시각을 갖게 됩니다. 가령 희년이랄지, 수혼법, 무름 전통, 그리고 고르반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습니다. 가령 오늘 본문에는 20절에 나오는 “떠맡아 줄 사람”이라는 낯선 표현이 나오는데, 이것은 레 25:23-28에 근거하는 내용입니다. 토지의 소유권에 관한 것으로, 유대인들은 광야 생활을 끝내고 가나안에 정착할 때에 열 두 지파에게 땅을 분배했습니다. 그러니까 가나안에 있는 유대인들의 땅은 자신들이 일구었거나 매입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 거져 얻은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땅을 지킬 책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팔거나 빼앗겼을 경우, 그것을 다시 찾는 기회를 주었는데, 그 하나가 희년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본문에서 말하는 일가친척 중에서 가장 가까운 이가 대신 무르기 위해서 사 주는 전통이었습니다. 이를 무름이라고 하는데 히브리어로는 고엘(לאג)입니다. 여기에는 반드시 친족 중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단서가 붙어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엘리멜렉의 친족인 보아스는 어떤 관계인지는 찾을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무름의 책임을 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아스나 나오미는 알고 있었다는 구절이 본문에 나옵니다(20절). 그러니 보아스가 룻에게 호의를 가지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보아스가 식사 시간에 룻으로 하여금 일꾼들 곁에서 빵을 실컷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머슴들에게 내린 명령 중에는, 이삭줍기는 보릿단에서 멀리 떨어진 빈 밭이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보릿단 곁을 다닐 수 있게 하였고, 심지어 보릿단에서 이삭을 빼내어 흘려주라고 한 대목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일을 시모에게 고하자 시모는 자신과 보아스와의 관계를 들려준 것입니다.
룻에 대한 시모의 걱정거리는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보아스의 진정성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나오미와 룻의 행적을 통해서 유대인의 가족 관계와 그것을 지키려는 끈질긴 노력을 알게 되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선민으로 택한 이스라엘을 어떻게 보호하고 지키시려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힌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자기 백성인 이스라엘을 지난/至難한 삶의 모퉁이에서 어떻게 섭리하셨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이 유목민에서 농경사회로 정착하는 어려움은 물론, 감당하기 어려운 세상 풍파 속에서 그들 서로가 감싸주고 보듬어 주는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고 하는 것이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이 율법이나 전통과 같은 제도를 통해서 보증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크리스천들이 하나님께서 부르신 백성이라고 하는데(εκκλησια), 이에 대한 보증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가 과연 희년의 법을 명목상/名目上으로만 지키고 있을 뿐 아무런 효과나 이익이 없다는 점이 그렇고, 무름 전통과 같은 교인 상호간의 연대성/連帶性이 전무하다는 것이나, 고르반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 강령도 없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의 교회가 하나님이 부르신 백성(εκ καλεω)으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성경에서 가르치는 신앙의 전통들을 우리들의 삶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율법 못지않게 전통의 가치와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말씀이 아닐 수 없다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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