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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4.17 진심이 담긴 불평은 소통의 방법이다. / 렘 20:7-11.

묵상자료 8736(2025. 4. 17. 성주간 목요일).

시편 116:10-12.

찬송 31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래된 속담 중에 비난의 위험을 경고한 말이 있다. “비난은 한 번에 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비난하는 사람 자신과, 비난을 듣고 전하는 사람, 그리고 비난의 대상이다.” 이 셋 중 가장 심하게 상처를 입는 사람은 비난을 한 사람이다. 그러니 비난할 생각을 아예 하지 마라.

 

2. “하나님께 불평을 털어놓다(7-11)”을 읽었습니다. 성경이 다른 종교들의 경전과 많이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냄새가 난다는 것입니다. 가령 하나님께서 자신의 피조물들을 만나 대화할 때, 사람이 가진 감정(희로애락)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대목이나, 격하고 사랑스러운 감정대립이나 감정표현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성경이 고상하고 품격 있지 못하다고 폄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생각은 많이 다릅니다. 비록 조물주이신 하나님이라고 하지만, 그 상대가 인간이라고 한다면 가장 인간다운 처지에서 대할 수 있어야 진정성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가끔 저의 반려견인 순진이와 이런저런 얘기를 합니다. 땀을 흘리며 체전을 일구거나, 생각을 켜질하고 있을 때, 곁에 앉아서 졸고 있는 반려견에게 장난을 걸기도 하고 심통을 부리기도 합니다. 그것은 반려견의 입장과 처지는 제가 알 수가 없으니, 그 반대로 저의 처지로 끌어올려서 대화를 하거나 장난을 치는 것입니다. “참 너는 마음 편하겠다. 뭐가 근심 걱정할게 있니? 주인이 알아서 먹을 것 마실 것 챙겨주지를 않나. 네 눈치를 보며 소변이 마려우냐? 큰 것을 보려느냐? 하면서 아무리 추워도 문을 열어주고 또 문을 닫아주니 말이다. 그러니 너도 내게 잘 해야 한다!” 함께 살아가는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한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예언자 예레미야가 하나님을 향해서 불평을 늘어놓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가 지나쳐서(?) 망발에 가깝습니다. “제가 어수룩하게도 주님의 꾐에 넘어갔습니다. 주님의 억지에 말려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날마다 사람들의 웃음거리고 되고 놀림감이 되었습니다. <중략> 그래서 다시는 주의 이름을 입 밖에 내지 말자. 주의 이름으로 하던 말을 이제는 그만두자 하여도, 뼛속에 갇혀 있는 주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길처럼 타올라, 견디다 못해 저는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수군거립니다.”

    어디다가, 그리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을 하나도 감출 생각 없이 쏟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훗날 후환이 두려워서 해야 할 말도 못하는 세상살이에서 말입니다. 그만큼 자신의 속내를 잘 알고 계시며, 누구보다도 가깝게 서로를 대하고 있다는 반증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서로 불평을 나눌 상대라는 건 가장 편한 관계가 되었다고 말입니다. 어렵게 생각되는 대상에게는 푸념을 늘어놓거나 함부로 불평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일 거라고 말입니다. 이런 말을 누구나 함부로 꺼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힘센 장사처럼 야훼께서 계시기에 저를 박해하다가는 당하지 못하고 나가떨어질 것입니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부끄러움으로 머리를 들지 못하고 길이길이 잊지 못할 수치를 당할 것입니다.”(11). 사면초가에 몰렸다며 고발하자 걸어 넘어트리고 잡아 족치자 앙갚음을 하자는 사람들 속에서 내 뱉은 말이었습니다. 요즘 무슨 게이트다 하면서 세상의 치부와 시끄러움을 들춰내는 일이 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잘 나가던 시절에 서로 주고받았던 험담들, 그리고 음모들이 뭔가 뒤틀어지자 봇물처럼 빗장이 풀려 쏟아져 나온 것입니다. 우린 그런 얘기들이란 사태가 불리하게 되면 스멀스멀 터져 나올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무덤까지 가져가자 맹세했던 얘기들이란 실은 이해관계로 얽힌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언자와 야훼 사이에는 생명을 두고 한 약속들이었고, 그래서 진심이 담긴 불평(?)으로 참된 소통이 되었던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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