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39호.
시편 117:1-2.
찬송 24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배려(配慮)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건 현실은 반대라는 뜻입니다. 사전적인 의미는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 주거나 도와줌.”인데,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딱 어울리는 대안입니다. 1세기의 크리스천들은 가난하고 병들고 억눌린 사람들을 감싸주었습니다. 세상 풍조와는 아주 다른 공동체였습니다. 21세기의 기독교회는 세상 사람들보다 더 자기중심적인 인간들의 모임이 되고 말았습니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했던 선한 사마리안을(눅 10:29-37) 다시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2. 오늘 주님의 부활절의 구약성경 이사야 65:17-25을 본문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의 주인이신 야훼 하나님.”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주님의 부활절은 우리로 하여금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꿈을 꾸게 합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그 세계를 새 하늘과 새 땅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소개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은 어떤 곳입니까?
새 하늘과 새 땅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곳이라 말씀합니다(17-20절).
요즘 제가 사는 마을엔 집을 고치는 일로 야단법석입니다. 저도 17년째 살고 있으니까 손봐야 할 곳이 너무 많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마음만 분주합니다. 그런데 낡은 것들을 고치는 것이 얼마나 힘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훗날 부활해서 살게 될 세상이 낡고 부서진 것이라면 걱정이 태산 같을 것입니다. 오늘 이사야 선지자는 우리들이 들어가게 될 세상이란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성전인 예루살렘도, 함께 어울려 살아갈 사람들도, 다 새로운 사람들이라 말씀합니다. 그뿐 아니라 더 이상 슬퍼 우는 일도 없고, 어린 아이든 청년이든 그리고 백세 노인이든 죽는 일이 없다 하십니다. 죽음이 없으니 영원한 삶이 보장된 곳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실 새 하늘과 새 땅을 믿음으로 기대해야 하겠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헛수고를 하지 않는 곳이라 말씀합니다(21-23절).
흥미로운 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새 하늘과 새 땅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짓게 될 것이고, 자기 손으로 가꾼 과일 나무의 열매를 따 먹게 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어떤 사람은 새 하늘과 새 땅은 할 일이 없어서 무미건조한 삶이라 얘기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세상에 대해서 아주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손으로 집을 짓고, 자신이 심고 돌본 과일과 채소를 거두어 먹을 수 있는 곳이라 말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새 하늘과 새 땅은 무위도식/無爲徒食하는 곳이 아니라, 부지런히 일하고 땀 흘리는 세상이었습니다. 어떤 젊은이가 제게 물었습니다. 편히 쉴 나이에 어찌하여 힘든 농촌생활을 하느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답했습니다. 억지로라도 일할 수 있는 곳이라서 일부러 찾아온 농촌이라고 말입니다. 일한 보상이 없는 헛 수고에 실망한 때문일 것입니다. 엿새 일하고 하루 쉼으로 충분한데 말입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평화로운 곳이라 말씀합니다(24-25절).
우리가 부활한 후에 만나게 될 새 하늘과 새 땅은,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 사는 곳이라 말씀합니다. 우리의 중심을 훤히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부르기도 전에 대답하시고, 우리가 청을 하기도 전에 들어주시는 참된 소통이 되는 세상이라고 말입니다. 그 뿐 아니라 늑대와 어린 양이, 사자가 소들과, 뱀이 흙을 먹는 평화의 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새 하늘과 새 땅을 황금과 보석이 가득한 나라니, 고대광실 높은 빌딩이 즐비한 곳으로 생각하지만, 크게 빗나간 얘기입니다. 제가 성경을 가르친 학생 중에 시각장애를 가진 분이 있는데, 중도실명자로 대구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는데, 그가 쓴 석사 논문의 제목은 “배려가 있는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건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배운 사람이 못 배운 사람을,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배려하자는 주제입니다. 그런 나라가 천국에 가깝다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3.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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