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04(2025. 3. 16. 사순절 둘째 주일).

시편 109:7-10.

찬송 58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의 막내가 캐나다 시민권을 신청할 서류를 부탁해 왔습니다. 손자들이 공부를 하는 동안에 필요해서라 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시민권제도는 지난 160년간 수정헌법 제14조에 의해, 미국에서 출생하였거나, 미국인에 의해 출생한 경우 출생과 동시에 미국 시민권과 이전의 국적을 포함 복수 국적자가 되었는데, 이런 시민권제도가 폐기될 것이라 합니다. 세상의 시민권은 여러 가지 이해관계에 따라서 생겨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 불확실한 제도임이 확실해졌습니다.

 

2. 사순절 둘째 주일의 사도 서간문 빌 3:17-4:1을 본문으로 우리가 가진 시민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느 나라 시민권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 시민권이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희망하는 시민권이란 어느 나라에 속한 것입니까? 그리고 그 시민권은 안전합니까?

 

사도 바울은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자기 자신을 모델로 삼고 따르라 말씀하십니다(17).

요즘 우리가 사는 지구촌은 엄청난 폭풍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지사 덕 포드/ Doug Ford의 말처럼, 단 한 사람 트럼프가 일으킨 폭풍입니다. 적어도 지난 70여 년 동안 이른바 미국에 의한 평화/ Pax Americana를 당연시 생각하는 세계인들에게, 엄청난 화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군사적 희생에 대해서 알아주지 않는 데서 오는 피로감은 물론 미국의 경제가 아직도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무역에서 적자를 내는 것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듯합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민주진영과 공산진영으로 양분돼 있는 체제까지도 부정하듯,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선을 넘나드는 태도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완전히 다른 말씀으로 우리를 충고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그리고 하나님의 은총만을 의지하는 사람인 자기 자신을 본받으라고 말입니다.

 

십자가의 원수로 사는 사람들의 특징은 세상 중심 자기중심으로 사는 것입니다(18-19).

신앙생활이란 매우 독특한 특징들이 있습니다. 십자가를 사랑하는 삶이 그것입니다. 의미 있는 고난을 자원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제가 자주 언급하는 인물들이 그랬습니다. 풀무원의 원경선 선생님이나 YMCA 총무 현동완 선생님, 전영창 교장선생님과 장기려 박사님 같은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일부러 힘들고 어려운 삶을 택하셨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힘들어하는 약자와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 말입니다. 물론 이방원의 <하여가/何如歌>와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 중에서 삶의 의미를 택하는 것은 순전히 선택자의 권리입니다. 사도는 십자가의 길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세상 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으나, 십자가의 열매는 영원무궁한 행복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평화롭고 행복하다면, 누군가 이런 세상을 위해서 십자가를 짊어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늘나라 시민의 특징은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위대한 삶을 향해 걷는 것입니다(20-21).

미국에 처음 유학 갔을 때 저의 멘토이신 교수님 댁에서 한 학기 내내 주말이면 식사를 대접받았습니다. 그때 사모님께서 미국에 살면 미국사람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본문을 읽으면서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곳이 세상인데 세상 사람처럼 살아야 맞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우리들 신앙인들의 어려움이 예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세상살이는 영원하지 않고 머지않아 떠나갈 나그네살이 라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세상에서 살고 있는 한은 세상살이에 충실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생각을 품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살이는 하늘나라 시민으로 완성되어 가는 훈련과정이라고 말입니다. 마치 가나안에 정착하기 위해 광야생활 40년의 훈련이 필요했듯 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절실해 지는 이유입니다.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기를 원하기만 하면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