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단 둘이 사는 수잔은 현실 가치를 우선하는 엄마의 영향으로 산타할아버지를 믿지 않는다. 9살 수잔은 백화점 홍보담당자로 일하는 어머니가 올 때까지 옆집 변호사 아저씨 프레드와 함께 있다. 거리에는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며 산타클로스가 등장하는 퍼레이드를 펼친다. 그러나 수잔은 다른 어린아이들처럼 즐겁지가 않다. 이성적이고 냉정한 엄마의 가르침으로 동심마저 달아나 버렸다. 수잔은 산타할아버지 역시 백화점에서 고용한 할아버지일 뿐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올해의 산타 할아버지는 조금 달랐다. 우선 할아버지의 턱수염이 진짜라는 것과 무엇보다도 할아버지가 다정다감하고 산타클로스 답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심지어 독일에서 입양되어 온 아이에게도 독일어로 대답해 주는 것이, 엄마의 말이 거짓일지 모른다고 생각까지 한다. 변호사 프레드는 아이다운 순수함을 잃어버린 수잔을 위해서 산타 할아버지를 자신의 집에 묵게한다. 수잔은 크리스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면 차츰 착하고 인정많은 할아버지가 진짜 산타클로스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음을 열고 산타할아버지에게 소원을 말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러나 수잔의 소원은 전원주택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달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당황하지만 들어줄 것을 약속한다. 그리고 예상못한 위기가 찾아온다. 크리스를 정신이상자로 몰아세우는 사람들이 법정에 세운 것이다. 물론 프레드가 변호사로 나서게 된다. 그런데 순수한 마음과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 수잔과 엄마 도리스도 진심으로 응원한다. 수잔을 산타할아버지에게 한통의 편지를 쓴다. 주소를 뉴욕 대법원 법정으로 쓴다. 이를 계기로 뉴욕에 배달된 산타클로스에게 보내는 모든 편지는 이 대법정의 산타클로스에게 보내진다. 수십만통의 편지가 법정을 채운다. 세상에는 여전히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지 못해서 수잔이 서운해 하지만, 엄마의 말을 믿기로 한다. 그리고 마침내 원하던 선물을 받게 된다.


자신이 산타클로스라고 믿는 한 노인의 이야기이다. 1947년 작품으로 나타리 우드가 아역인 수잔으로 출연하며 재미와 진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이 노인은 완벽하게 자신을 산타클로스에 빙의(憑依 1. 다른 것에 몸이나 마음을 기댐. 2. 영혼이 옮겨 붙음) 되어 크리스마스 특수를 위한 백화점 행사에 산타클로스로 등장한다


작가의 착한 상상력이 빚어낸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주인공 노인 크리스 크링글이 영화 속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물론 이 영화를 감상하는 사람들까지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결국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사람들이 사랑이 충만한 인물로 변신하는 것처럼, 영화를 보는 것 만으로도 같은 경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중간 중간에 이기적이고 비열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는다. 산타클로스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짜 중요한 것은 산타클로스가 존재한다는 믿음과 그 믿음을 넘어 사랑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종교인들이 믿고 있는 신들의 존재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신들이 이야기했던 사랑과 자비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처럼 말이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동화같은 영화로, 사랑이 사랑을 낳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랑을 낳는 그런 영향력이 있는 기적같은 이야기로 따뜻하면서도 감동적인 내용이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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