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629호(2014. 1. 18. 토요일).
시편 시 5:4-7.
찬송 34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갈 때마다 매번 내 치수를 새로 재는 단골 양복점 주인만이 현명하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옛날 치수에 나를 맞추려고만 한다.” 술과 친구는 묵을수록 좋다고 하는데, 술은 좋을지 몰라도 친구를 포함해 가족이나 동료 묵은 인연인 경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내비게이션이나 휴대전화는 업그레이드를 해 주면서, 상대에 대한 정보는 좀처럼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채 옛날에 멈춰버린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쉽게 믿으면서, 내 앞에 있는 상대는 처음 알았던 그 때 모습으로 대합니다. 그 때 싫어했던 걸 지금도 싫어하는 줄 압니다. 그 때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을 지금도 그러는 줄 압니다. 사람들은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좀처럼 믿으려 들지 않습니다. 오래 전에 알았던 상대의 옛날 모습이 본 모습이라고 생각하는지, 달라진 생각이나 행동을 보면, 마치 죄라도 추궁하듯이 과거지사를 증거로 들춰내며 지금과 비교합니다. 하지만 무엇이 사람의 본 모습일까요? 변하는 것도 본래 모습 중의 하나는 아닐까요? 생각과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는 걸 두고, 한결같아서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지점에 멈춰버린 채, 성장하지 않았다는 뜻도 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부단히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점검하며 수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정신의 뼈대가 자라고 감성의 살집이 붙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체형을 갖춰나갑니다. 그런 변화를 알아보지 못하는 오랜 지인을 만나면 답답할 뿐입니다. 조지 버나드 쇼우가 말했지요. “갈 때마다 매번 내 치를 새로 재는 단골 양복점 주인만이 현명하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옛날 치수에 나를 맞추려고만 한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4년 1월 13일 방송>
2. 오늘 본문에는 믿음과 안식이라는 말이 연속성을 갖는 말로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믿음을 가진 자는 안식에 들어간다는 말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안식이란 영생이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믿는다는 것은 신비한 현상입니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어야 할 때가 많으니 말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많이들은 이야기입니다. “나는 너를 믿는다.” 불량끼 있는 아들을 앉혀 두고 하신 어머니의 유언이라고 제 친구가 들려준 얘기 말입니다. 그 친구는 제가 3년 동안 지켜본 바로는 문제아였습니다. 말씨며 행동거지에서 들뜬 사람처럼 살았습니다. 수업시간에도, 친구들과 어울릴 때에도 뭔가에 쫓기 듯 불안해하고, 말도 더듬고 도무지 정서적인 안정감이 없었습니다. 그런 친구를 20년이 넘어서 다시 만났습니다. 그런데 중후한 풍채에 점잖은 목재공장의 사장이 되어 있었고, 장로님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성미에 머뭇거리지 않고, “너 많이 달라졌다. 완전히 딴 사람 같구나.” 했습니다. 그 때 들려준 것이 바로 자신의 어머니가 하신 유언이었습니다. “나는 너를 믿는다.” 라고 하신.
그 친구의 어머니는 한낱 희망사항으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머니는 평생 기도의 사람으로 사셨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마치 알렉산드리아의 탕자 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처럼, 믿음의 기도를 드렸을 것입니다. 도대체 믿음이 무엇입니까? 자신의 신념을 믿은 것입니까? 아니면 자신의 경험을 믿는다는 말입니까? 그런 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믿음이란 하나님께서 그리 하실 것이라고 하는,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 그리고 하나님의 은총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지하는 믿음이었습니다. 우리가 믿어야 할 믿음이란 바로 그것입니다. 히브리서가 말하는 믿음 역시 그런 믿음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믿음의 사람들은 설혹 자신의 희망사항과는 정 반대로 세상이 흘러간다고 해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진행되는 일로 받아들이는 때문입니다. 악을 선용하시는 하나님이시기도 하고, 악한 자들이 어떤 길을 걷게 되는지를 잘 주목해 보라고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을 순전히 따르는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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