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599(2019. 6. 11. 화요일).

시편 17:13-15.

찬송 37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톨스토이에게는 유명한 가출(家出) 일화가 있습니다. 톨스토이가 유언장에 모든 저서의 판권을 딸에게 상속을 하자, 격분한 아내는 톨스토이 몰래 집안을 뒤지며 유언장을 찾고, 그 장면을 목격한 톨스토이 역시 화가 나서 한 집에 살고 있던 주치의와 딸과 함께 몰래 집을 빠져나와 기차를 탑니다. 그리고 톨스토이는 그 길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납니다. 기차 안에서 걸린 감기가 폐렴으로 번져 가출한 지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톨스토이에게는 또 유명한 소설 속 첫 문장이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명문장으로 꼽는 소설 속 첫 문, “행복한 가정을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소설 <안나까레리나>의 첫 문장입니다. 이 문장을 쓴 톨스토이도 결코 행복한 가정 안에는 있지 않았지요. 톨스토이가 가출한 날이 19101027밤이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그래도 톨스토이는 죽음과 맞바꾸게 될 가출을 감행했을까? 잠시 톨스토이가 되어 답을 구해보는데요. 하지만 그것도 곧 스스로가 생각하는 답이겠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19521일 방송>

 

2. “책망 받은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37-52)”을 읽었습니다. 엊그제는 지인 목사님 내외분과 스토리 투어를 하였습니다. 제가 사는 아산의 자랑거리인 <신정호> 변과 <공세리 성당> 그리고 덤으로 <죽순 산장>을 찾아 엄청난 식객들을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집에 와서 내내 얘기꽃을 피웠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거창고등학교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셨습니다. 교육이념은 사람 만들기이지만, 법조문에는 민주 시민을 육성하는 것으로 삼고 있다는 등, 물 만난 고기가 헤엄치듯 60여 년간의 시간 속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결론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로 모아졌습니다. 그것은 제구실을 하며 사는 매일 매순간이라고 말입니다. 물론 누구 하나 제대로 된 그런 삶을 살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는 힘을 다해서 살아가는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예수님께서 유대인의 정신적인 지도자라 불리는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을 만나 설전을 벌이는 장면을 만납니다. 그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실천하는 일에 남다른 소명감을 갖고 가르치고 스스로도 노력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들의 그런 모습이 겉으로 들어난 모습에 불과하다는 점을 꿰뚫어보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런 설전의 발단은 음식 먹을 때 손을 씻는 전통을 주님께서 지키지 않은데서 출발했습니다. 어쩌면 이런 논쟁을 불러일으킬 속셈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식전에 손을 씻는 결례는 유대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전통으로, 처음에는 건강을 유지하려는 의미가 강했을 것입니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권고사항이 아니라 비난과 정죄하는 쪽으로 발전해 갔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얼굴을 붉히시며 말씀하십니다. 잔과 접시는 깨끗이 닦아 사용하지만, 그 마음속에는 착취와 사악이 가득하다고 말입니다. 좋은 것을 강조하는 것까지는 무방한 일이나, 그렇다고 죄인 취급하는 것은 너무 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속내가 터지기 시작합니다. 가난한 이웃을 외면하는 일이나, 십일조에는 충실하면서도 정의를 실천하는 일이나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는 뒷전인 것도, 높은 자리에 앉아 인사받기를 즐기는 것도 모두 화를 입을 일이라고 말입니다. 또 다른 율법교사가 투덜거리는 것을 보시고는, 남에게는 무거운 짐을 지우고 자신은 손가락 하나 만지지 않으며,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화려하게 꾸미는 일만 하고 있다 지적하십니다. 반성과 회개가 없는 껍데기 만 분칠을 하고 있는 가증스러움을 말입니다. 전체는 물론 중심을 보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3. 어젯밤 국제루터교회에서 열린 Fortress Players20회 정기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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