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905.

시편 76:1-3.

찬송 15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바람 부는 언덕에 서서, 색색의 날개를 가진 바람개비를 돌려본 기억이 있으신지요. 혹은 외국 여행 중에, 커다란 바람개비 풍차를 구경하신 적은 없으신가요? 바람개비에게는 약간 강하게 부는 바람이 필요하지요. 그런데 그런 바람이 없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내가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지요. 몸과 마음에 따뜻하면서도 환한 훈풍의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개비의 느낌을 가져 보면 좋겠습니다.

<KBS FM 1, FM가정음악, 2007226일 방송>

 

2. 오늘은 우리 주님께서 부활하신 것을 축하하는 부활절 주일입니다. 복음서의 말씀 마 28:1-10을 본문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 만난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부활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사건입니다. 그래서 호기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부활을 처음 목격했던 사람들로부터 부활신앙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이름이 같은 두 명의 마리아가 만난 것은 천사와 빈 무덤이었습니다(1-6).

막달라 마리아는 막달라라는 마을의 마리아라는 뜻입니다. 다른 마리아는 베다니의 마리아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두 마리아는 예수님의 생애에서 그림자처럼 따르던 사람들입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한때 미쳤으나 주님께 고침을 받았던 사람입니다(8:2). 베다니의 마리아는 값비싼 향유를 주님의 발에 붓고 머리털로 닦은 일로 비난을 받은 사람입니다(12:1-8). 이 여인들은 바깥 활동이 많았던 것으로 봐서, 품행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내세울 것이 전혀 없는 보통 이하의 사람들임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부활의 첫 증인이 된 것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의 역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무명(無名)에다 심지어 밑바닥 인생들도 가능하다는 점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천사의 말을 듣고 제자들을 향하던 그녀들은 주님을 만났습니다(7-10).

빈 무덤은 두 여인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덤에서 만난 천사들은 주님의 말씀처럼 갈릴리에서 주님을 뵐 수 있다는 전갈을 전하게 했습니다. 두 여인은 기쁨에 넘쳐 제자들을 향해서 달려갔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들은 가던 길에 주님을 만난 것입니다. 주님은 평안하냐?”고 물으신 뒤, “두려워 말라. 내 형제들에게 갈릴리로 가라고 전하라. 거기서 만날 것이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두 여인은 주님의 부활을 최초로 목격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주님께서 만나주실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있는 곳에 주님께서 현존(現存)하시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말씀이 주님의 현존임을 깨달은 여인들을 본 받아야 하겠습니다(1:1).

우리들 인간의 육체는 날마다 쇠약해 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말씀을 묵상하는 사람들은 날마다 새로울 수 있습니다(고후 4:16). 건강하고 올바른 신앙생활이란 말씀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일입니다. 창조신앙이나 부활신앙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헛된 일입니다. 인간이 중심인 이성의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이 중심인 믿음의 차원에서만 깨닫게 되는 것이 신앙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의 말씀은, 첫째는 기록된 말씀인 성경을 지칭하는 것이고, 둘째는 주님의 말씀에서 태어난 성례전을 지칭하는 것이며, 셋째는 성경의 말씀을 역사적 맥락에서 해석한 선포된 말씀 곧 설교가 그것입니다. 우리의 주인공들은 천사의 말을 믿고 제자들을 향해 달렸고, 주님을 만나 말씀을 듣고 큰 기쁨으로 또 달렸습니다. 오늘 우리의 신앙도 주님의 말씀에서 우리 주님의 현존을 깨닫고 감격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3. 이제는 전통처럼 되어버린, 부활절 달걀을 선물로 드립니다. 주님의 은총이 절망 중에 낙담하고 있는 인류에게 부활의 희망을 깨닫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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