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162(2020. 12. 25. 금요일).

시편 시 119:89-92.

찬송 8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영원한 나의 산타클로스님께> 며칠 전에 같이 한방을 쓰는 친구가 묻더군요. 언제까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었느냐고요. 말하자면 언제까지 크리스마스 아침에 머리맡이나 크리스마스 트리아래 선물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 어젯밤에 정말로 산타클로스가 다녀갔구나, 신기해하면서, 한편으로는 나는 착한 아이였구나, 이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느냐는 질문이었지요. 그런데 제가 미쳐 대답도 하기 전에 질문을 던졌던 친구가, 먼저 아주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하더군요. 자기는 단 한 번도 산타클로스라는 존재를 믿어본 적이 없었다고요. 마치 그런 존재를 믿는다는 게 정말 우스운 일인 것 처럼요. 하지만 저는 아주 솔직하게 대답했어요. 정말 오랫동안 같은 반 아이들이 산타클로스는 없다고, 아니 부모님이 산타클로스 노릇을 대신해 주는 것이라고 안타깝다는 듯이 일러주어도, 산타클로스를 존재를 믿고 있었노라고 말해 주었지요. 산타를 믿었던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은 아빠 엄마 덕분에 산타를 믿지 않을 수 없었던 그 어린 시절이 참 특별하고 행복했다고도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충분히 추리해 볼 수 있었을 텐데도, 그땐 그저 어떻게 산타클로스는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이렇게 딱딱 알아맞히나 신기해하기만 했으니까요. 그런데 기숙사 친구들과 그런 얘기를 나누던 그 날, 아빠랑 엄마가 함께 고르고 포장한 오밀조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 든 택배가 도착했지요. 그것들을 하나하나 펼쳐보면서, 문득 이러니 어떻게 산타클로스라는 존재를 믿지 않을 수 있겠나, 싶더라고요. 나의 영원한 산타 엄마, 산타 아빠 고맙습니다. 내년 설 연휴는 짧은 편이지만, 잠간이라도 뵈러 내려가겠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1225일 방송> a.

 

2. 기뻐하십시오. 예수께서 탄생하셨습니다. 성탄절 인사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히 1:1-9을 묵상자료로 소개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의 위대성(1-4)”천사들보다 뛰어난 아들(5-9)”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며칠 전 초대교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예수는 누구신가? 라는 물음은 기독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교회 내외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요원의 불길처럼 파급력을 갖는 기독교회의 신장세는 당시의 정치가들에게나 경제인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누가문서의 수신자인 정치가 데오빌로나, 에베소란 도시의 은장색 사업가들의 기독교도들에 대한 박해는, 이런 문제들의 일면을 반증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문제는 예수라는 인물이 사회적으로 출중한 지휘력과 재정적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 일어날 수 있는 사회현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못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무력한 인물로 비춰졌기 때문입니다. 마치 미국 나다나엘 호손이 쓴 <큰 바위 얼굴>에서처럼 타지에 나가서 유명해진 정치가나 군인 혹은 학자가 된 것도 아니고, 평생 그 산골 마을을 떠나지 않고 어린 아이들을 둘러 앉혀놓고 사람의 길을 가르치는 어니스트야 말로 진정한 위대한 인물이었듯, 참 사람의 길을 인도한 예수를 알아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나 제나 세상을 호령하는 그런 인물들에게만 주목하는 때문입니다.

   오늘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다시금 예수가 누구신가를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이 무엇을 위해서 짧은 생을 불타는 열정으로 우리들을 향해서 자신의 삶을 남김없이 보여주시고, 마음속에 담아둔 말씀들을 꺼내셨는지를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특히 유대인들에게 예수의 정체성을 설명하는데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언자들을 통해서 아들에 관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예언하셨다는 것, 그리고 창조는 물론 온 세상을 아들에게 물려주시려 하신다는 점, 그리고 그 아들은 하나님의 본질을 그대로 간직하신 분이며, 그의 말씀으로 만물을 보존하신다고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는 십자가를 통해서 인간의 죄를 씻어주셨고 지금은 하나님 보좌 우편에 계시며, 천사보다 더 높은 칭호인 아들의 칭호로 불리시는 분이라고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인간은 하나님 자신이 인간을 위해서 죽으실 필요가 무엇이며, 십자가라는 그런 방법 말고도 얼마든지 인간을 구원하시는 게 하나님다운 게 아니냐고 묻고 있습니다. 여전히 하나님 사랑의 원리를 모르는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참 사랑이란 아름다운 면만이 아니라,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면까지 다 감싸 안아야 하는 것임을 깨닫는 순간에야 알게 될 진리입니다.

 

3. 기뻐하십시오. 주님께서 탄생하셨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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