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081호.
시편 시 119:153-160.
찬송 24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수화(手話)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요. 그 이유가 참 멋스럽습니다. 수화하면 얼핏 손으로만 이야기를 나누니까, 서로 손만 볼 것 같지만요,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눈과 눈의 마주침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서로 먼저 눈을 맞춘 상태에서야 비로소 대화가 시작된다고 하지요. 또 대화를 끝낼지 더 계속할 건지 같은 미세한 감정 처리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서로의 눈을 꼭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눈과 눈을 마주한 상태에서만 가능한 언어, 정말 아름다운 언어이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년 6월 26일 방송>
2. “성령강림절 후 다섯째 주일의 복음서 마 10:34-42을 본문으로 ”목적에 충실한 삶을 향해서“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적을 향해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원대한 목적과 함께 당장 해결할 현실적 목적이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진정한 삶의 목적이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그 목적에 충실한 삶이겠습니까?
모든 말과 글은 맥락적 이해 없이는 오해투성이가 될 수 있습니다(34-37절).
요즘 정치계는 말꼬리 잡기나 맥락을 포기한 유치한 논쟁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뉴스를 통해서 소위 대정부 질문이라는 것을 시청할 때는 화가 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글은 맥락적인 이해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성경을 읽고 해석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맥락, 혹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지 않는다면 문제투성이 오해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대표적인 말씀입니다.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이 하신 말씀으로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말씀이 가득한 때문입니다.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왔다.”는 말씀이나, “아들이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맞서게 하려고 왔다.”는 말씀은 너무 황당해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맥락적으로 살피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가르치신 말씀이었습니다. 역설(逆說)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게 합니다.
누구나 피해서는 안 될 자기 십자가가 있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38-39절).
삶의 불공평성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금수저와 흙수저는 말할 것도 없고, 남자와 여자로 태어나는 것도 그런 시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기독교는 이를 자기 십자가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니까 포기하고 주저앉을 원인이 아니라, 극복하고 감당할 십자가라고 말입니다. 자세히 따져보면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런 불리함들이 분발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준 것도 사실입니다. 저와 함께 동문수학했던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는 그런 불리함 때문에 인생을 승리한 이들이 여럿 있습니다. 수학 과목을 일찍 포기한 한 친구는 문학에 전념해서 유명한 시인이 되었고, 버스 차장 경력을 가진 한 여자 동창은 미국 유명 대학의 인류학 교수가 되었고, 부모와 팔 하나를 잃은 친구는 대학 학장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불리함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정열을 불태울 동기부여가 된 것입니다.
목적에 충실한 삶을 살아갈 때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하다 말씀하십니다(40-42절).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 11:1-2). 누구나 멋진 희망을 꿈꾸지만 일장춘몽으로 끝내곤 합니다. 그러나 믿음을 가진 사람은, 그 희망이 항상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는 강력한 목표가 되었던 것입니다. 저의 한 친구는 고된 근로 장학생으로 노동일을 하면서도 그 환상을 품고 살았는데, 은퇴 후에도 북한 선교와 아프리카 선교에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지워진 십자가를 무시하거나 포기하는 대신 오히려 적극적으로 맞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자기 인생의 목적에 충실한 삶이며,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상급을 주시겠다 약속하셨습니다. 김민기의 곡으로 알려진 <어찌 갈거나>라는 노래가 있는데, 주어진 현실은 절망이지만 희망 가득한 미래를 바라봄으로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고 있습니다. 목적이 있는 삶이 누릴 축복입니다.
3. 오늘은 주성농인교회(담임 우슬초목사님)에서 설교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