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599호.
시편 95:1-3.
찬송 29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프랑스의 격언 중에 “지금 사랑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면, 손에 닿는 곳에 있는 것을 사랑하라.”는 말이 있다. 가지고 싶은 것보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사랑하는 가르침이다. 이는 포기도 아니고 현실과의 타협도 아니라, 오히려 성숙함을 의미한다. 너무 높고 멀리 있는 목표보다, 지금 누리는 삶에 감사하며 살아갈 때 삶이 풍요로워진다는 가르침이다.
2. 누가의 해를 여는 대림절 첫째 주일 사도서간문 살전 3:9-13을 본문으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모든 것이 다 그렇습니다만, 사랑 역시도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랑스럽기 때문에 하는 사랑과, 사랑하고 싶지 않은데도 사랑해야 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어떤 경우에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의 기원은 하나님께로 부터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요일 4:7).
요한 1서 기자는 우리가 서로 사랑할 이유를 밝히고 있는데,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사랑으로 하나님을 알게 된다 말씀합니다(요일 4:7).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을 설명할 때 가장 적절한 용어가 은총과 긍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사랑은 은총의 사랑이고, 동시에 긍휼의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은총이라는 사랑을 베푸시는데, 이 은총이란 말은 넘치고 넘치는 사랑을 의미합니다. 신약에서 이 용어를 카리스(Χαρις)라고 부릅니다. 또한 하나님은 긍휼이라는 사랑을 하시는데, 이 긍휼이라는 말은 끝도 없이 기다려주시고 참아 주시는 사랑을 뜻합니다. 신약에서 긍휼이라는 말을 엘레오스(Ελεος)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인간의 사랑에 빗대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매우 잘못되고 어리석은 일입니다. 은총과 긍휼이라는 사랑으로 하나님께만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기쁨 못지않게 아픔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11-12a절).
많은 목사들이 결혼식 주례사를 하는데, 주례사의 대부분의 주제가 사랑을 강조하곤 합니다. 그런데 온전한 사랑이 아니라 한 면만을 말씀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목사 초년기에 부산 YWCA에서 주관하는 규수학당에 한 3년 동안 강사로 나갔었는데, 그때 제게 주어진 주제가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하나님의 사랑은 밝고 아름다운 사랑만이 아니라, 오히려 어둡고 아픈 사랑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연애할 때의 사랑은 꾸민 앞면을 보여주니까 사랑할 수 있으나, 시간과 함께 허물과 약점이 보이는 뒷면을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사랑은 오래 참고 견디는 것이라 했고, 복음서 기자들은 하나님의 사랑은 십자가에 나타난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힘쓸 사랑이란 아름답게 꾸민 앞면만이 아니라, 허물투성이인 뒷면까지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삶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12b-13절).
크리스천이란 어떤 사람이냐고 가끔 질문을 받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전염된 사람들이라고 대답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비영리 정부기구 라는 단체가 있습니다(NGO).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굿 네이버스>, <월드비전>,
<기아대책>, 그리고 <홀트아동복지회> 등이 국내에서 결성한 단체이고, <유니세프>, <국경없는 의사회>, <세이브더 칠드런> 같은 외국에서 생겨난 것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활동하는 기구들입니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돕는 일에 힘쓰고 있는 기구들로 1년에 수천억 원의 후원금을 모아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도 네 곳에 월 3만원을 후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NGO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감동한 사람들로, 사랑의 실천이 자신들의 신앙의 현주소라 믿으며, 사랑을 실천하는 삶보다 더 가치 있고 보람있는 삶은 없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3. 오늘은 주성농인교회(우슬초목사님 시무)에서 설교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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