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088(2012. 7. 26. 목요일).

시편 21:7-10.

찬송 16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민들레는 강아지 똥입니다강아지 똥을 보고 참새는 피했고흙은 비웃었고어미 닭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강아지 똥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자기 신세가 쓸쓸했습니다그러다가 파란 민들레 싹을 만났지요. 민들레 싹은 강아지 똥에게하늘의 별만큼 곱고 방실방실 빛나는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네가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강아지 똥은 너무나 기뻐서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지요동화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볼까요? “비는 사흘 동안 내렸어요강아지 똥은 온 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어요. 부서진 채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 민들레 뿌리로 모여들었어요줄기를 타고 올라가 꽃봉오리를 맺었어요. 봄이 한창인 어느 날민들레 싹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어요. 향긋한 꽃 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져나갔어요. 방긋 방긋 웃는 꽃송이엔 귀여운 강아지 똥의 눈물겨운 사랑이 가득 어려 있었어요.” 권정생 작가의 동화 <강아지 똥>이었습니다.  이야기는 한 알의 밀알이 수백 개 수천 개의 밀알이 되는 과정을 연상시키는데요. 이 작가의 삶이 또한 그랬습니다그는 스물아홉 살 때부터 안동 조탑 마을에 있는 교회의 종지기로 살았지요. 아픈 몸을 이끌고 여름이면 새벽 4시와 밤 8겨울이면 새벽 5시와 밤 7시에 종을 치는 일을 16년간 계속했는데요. 한 겨울에도 진실 된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며장갑을 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교회 종이 차임벨로 바뀌면서 교회 문간방에서 나와서 오두막집을 지었는데, 5평 남짓한 공간에 그나마 책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했고요. 몸을 웅크려야만겨우 누울 수 있는 협소한 공간에서 그는 글을 쓰고 잠을 잤습니다. 가난해서는 아니었어요. 1년에 1억 원 정도의 인세가 들어오고 있었고, 10억 원 가량의 재산이 있었지만, 그는 한 달에 5만원으로 생활했습니다. 그리고 가진 것을 모두 굶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사회에 환원했지요. 강아지 똥이 비에 맞아서 자디잘게 부서져서 민들레의 걸음이 되는 동화 속 장면은 권정생 작가의 삶이었습니다. 작가의 삶을 알고 난 후그의 동화 <강아지 똥>은 더욱 감동적으로 와 닿는데요. 그 때까지 거름이 되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를수록 강아지 똥이 들려주는 따뜻한 울림은 자꾸만 더 떠오릅니다. 언제까지 꽃이 되려고만 할까? 누군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름이 되어도 좋을 텐데싶은 생각과 함께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54일 방송>

 

2.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16세기 영국의 금융가였던 Thomas Gresham이 제창한 법칙으로, "bad money will drive good money out of circulation"을 우리말로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원래의 의미는 시장에 좋은 품질의 화폐와 나쁜 품질의 화폐가 동시에 존재할 때 품질이 떨어지는 화폐만 남고 좋은 화폐는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의미로 확대되어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품질이 좋은 상품은 시장에서 퇴거하고 품질이 낮은 상품만 남게 된다는 의미, 자질이 높은 사람은 조직에서 사라지고 자질이 낮은 사람들만 남게 된다는 의미 등으로도 광범위하게 활용됩니다. 사실은 성경에 이미 오래 전에 언급되었던 이야기입니다(9:7-21). 누구도 하나님의 집 예루살렘 성전을 떠받치고 있는 돌들이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성전을 비롯해서 수천 수만 개의 성전들이 불에 타거나 파괴되었고 흔적만 남기도 무너져버렸습니다. 더 이상 제 구실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면, 무너져야 마땅하다고 하겠습니다(1-2). 이런 현상은 종말이 가까이 왔다는 하나의 증표일지 모릅니다.

   자칭 그리스도라는 사람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흉악한 소문들이 난무하고, 민족들이 그리고 나라들이 싸움판을 벌이고, 사람들의 마음에 미움으로 가득 차고, 불의와 탈법으로 온통 세상이 뒤숭숭해지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말입니다. 종말의 모습들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고 살아남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전파된 후에야 그 날이 올 것이라고 말입니다. 누구도 복음을 듣지 못했다고 면죄부를 요구하지 못하게 말입니다. 미전도 종족들을 위해서 선교하는 이들은 분명 종말을 앞당기는 귀하고 귀한 분들(?)이 아니시겠습니까?

 

3. 묵상식구 전의찬 박사님(세종대 대학원장)은 칠레 산티아고에 출장을 다녀서 오늘 귀국 예정이십니다. 건강하고 무사하게 돌아오시기를 빕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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