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279(2021. 4. 21. 수요일).

시편 시 147:1-3.

찬송 10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중국 고전 중에 [권인백잠(勸忍百箴)]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참을 인()자를 써서 참는 다는 것에 대한 100가지의 잠언 이라는 뜻인데요. 원나라 선비 허명규가 우리가 본받을 만한 역사 속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잘 가려내서, 후대 사람들에게 화가 났을 때, 왜 참아야 하는 지를 조목조목 써 놓은 책입니다. 내용 중에서 미움을 찾는다.” 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그리고 좋아함에도 절제가 필요하다.” 라는 말도 나옵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고, 담담하게 역사 속에 일어났던 일들을 적어놓고, 또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거지요. 삶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 같아도 어떻게 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질 만큼, 다 거기서 거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주 단순하기도 하지요. 작은 불씨 하나가 산불을 일으키듯이, 마음속에서 일어난 작은 불꽃이 자신과 주위 모든 사람의 삶을 빼앗아가기도 합니다. 이건 무서운 일입니다. 이 책의 100번째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사람의 청춘 시절은 봄과 같다. 꽃이 만발하고 새가 지저귀는 시간은 석 달을 넘지 않는다. 그러면 무더운 여름과 서늘한 가을이 계속되면서 순환하다. 인생이 얼마나 된다고 자신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겠는가?” 화창한 봄 날, 여의도 벚꽃축제가 끝난 자리에 참새 한 마리가 벚꽃을 물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소중한 생명이 또 하나의 생명을 만나고 있는 순간이었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참새 한 마리도 벚꽃 한 송이도 다 소중한 생명이었습니다. 나의 생명을 소중이 여기고, 또 남을 사랑한다면, 세상은 참 평화롭겠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418일 방송>

 

2. “세상을 이기는 믿음(1-5)”아들에 관한 증언(6-12)”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우리의 생각이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문학적인 방법을 필요로 합니다. 가령 오늘 본문에는 세상이라는 말이나, “하나님의 계명”, 그리고 승리의 길등의 말들이 등장합니다. 이런 용어들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암묵적으로 이해가 되면서도 때로는 심각한 오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우선 세상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이겠습니까? 이 세상은 이겨야 할 것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겨야 할 세상은 분명 제구실을 하는 선한 세상이 아니라, 악마가 주인노릇을 하는 악한 곳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계명이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뜻하고, 승리의 길이란 세상의 모든 유혹을 끝내 뿌리치고 만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씀을 구체화시키고 보니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살아가기 힘든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런 세상을 반드시 이겨야 할 곳으로 말씀하시는데, 이긴다든지 승리한다는 것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동안 우리는 이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정복하거나 패배시키는 힘의 논리를 말해왔기 때문입니다. 마치 잘 산다는 의미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누리는 것을 의미하듯 말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말하는 세상을 이기는 것이란, 하나님의 말씀(계명)을 지키는 일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도록 내적인 바탕이 되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힘과 완력으로 다른 사람을 누르는 이김이 아니라, 사랑으로 상대를 감동 감화시켜 변화케 하는 일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거칠고 차가운 바람으로가 아니라, 따뜻하고 행복한 햇볕으로 사람들의 두꺼운 허깨비들을 벗게 만들 듯 말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그가 누구든 반드시 세상을 이겨야 하는데, 그것은 권력이나 금력 등 힘을 무기로 한 게 아니었습니다. 요한서신의 저자는 그것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었고, 동시에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랑의 마음을 가슴에 가득 채울 수 있게 한 것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믿음이라고 했습니다. 설명이 필요한 말이긴 합니다만, 예수님이 우리들에게 보여주신 십자가에 나타난 사랑이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세속적인 힘이 아니라, 자기희생과 용서와 끝없이 기다려주는 사랑이었습니다. 저의 손자가 매일 밤 외치는 구호, “어머니, 사랑합니다.”는 말에서 깨우치는 인생 최고의 진리처럼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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