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681호(2022. 5. 28. 토요일).
시편 시 78:9-11.
찬송 17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래 걷거나 서 있어서 허리나 다리가 아플 때가 있지요. 그럴 때 기대어 앉을 만한 의자를 발견하게 되면 그렇게 고맙고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허리와 다리로 견디던 몸의 하중을 의자에 실은 것뿐인데 하는 순간, 휴 하던 안도의 한숨이 저도 모르게 나올 때가 있지요. 누군가에게 잠시나마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의자, 공원의 의자, 만원 지하철이나 버스 속의 의자, 기차안의 의자, 사무실의 의자 역시 저마다의 일을 하고 있는 의미 있는 존재입니다.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것이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에다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하는 시구절이 있더군요. 생각해 보면, 어머니에게 아들은 아플 때 병원모시고 가는 좋은 의자이고, 딸에게는 늘 묵묵히 지켜 봐주는 부모님이 좋은 의자이고, 결혼해서 애 낳고 사는 부부끼리는 서로가 좋은 의자이지요. 가족만큼 편하고 든든한 의자가 있을까요? 일상이 무겁고 힘들 때, 언제든 편히 앉을 수 있는 좋은 의자.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렇게 좋은 의자가 되어 주고 있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5월 28일 방송>
2. “칠십 장로가 주의 영을 받다(16-17, 24-29절)”을 읽었습니다. 혼자 일을 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는 것은 독재형 인간들이 하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장점이 많을 수 있습니다. 간단명료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쉽고 빠르다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에 비해 여럿이 일을 하고 여럿이 생각을 나누고, 여럿이 결정을 하는 소위 민주형 인간들은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느리고 속이 터집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지난 훗날 돌이켜보면 독재형 방식보다 민주형 방식이 더 나은 것을 느낍니다. 모세가 혼자서 일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장인 이드로는 여럿이 분담해서 일할 것을 권합니다. 그래서 생긴 것이 천부장 백부장 십부장 등의 지도자들로 주로 이방인과의 싸움에 필요한 조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백성들의 존경을 받는 각 지파의 어른들 70명을 신앙과 생활의 지도자로 임명해서 백성들을 지도하라는 말씀을 읽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을 하나님의 장막 앞에 불러 모아 하나님의 영을 주셨다는 점입니다. 모세를 지도자로 일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영을 주신 하나님께서, 모세를 돕는 70명의 장로들에게도 동일한 하나님의 영을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일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이란, 인간에게서 기대하는 지혜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 가르치고 인도하시도록 해야 한다는 진리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영을 받은 70명의 장로들이 어떤 류의 인간이든,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셔서 그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는 70인의 명단에 오르고서도 하나님의 성막에 집합하지 않고 진중에 남아 있던 두 사람 곧 엘닷과 메닷이 입신한 사건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그들을 비난한 아론에 대해서, 모세는 “나를 생각하며 질투하느냐?”고 아론에게 물은 뒤, “야훼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을 부어 모두가 예언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질문이 생겼습니다. 성령 임재와 입신의 상관관계가 성립하느냐? 고 말입니다. 성경에는 성령께서 임재하실 때 그 당사자에게 일어나는 반응을 입신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말씀합니다. 가장 흔한 현상이 쓰러짐이고(삼상 19:23-24,단 8:17,10:7-9), 떨림(시 2:11, 114:7, 119:120, 단10:10), 취함(삼상 1:12-17,렘 23:9), 웃음(시 126:2, 창 17:17), 하나님을 찬송함(눅 5:25, 17:15)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입신 현상을 너무 다양해서 어떤 틀 안에 제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은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이해하도록 사람들을 감화 감동시키는 일과,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도록 권고하시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성령의 사람이라며 자칭하는 이들 중 대부분은 하나님께 전권을 받은 듯 오만방자한 자들을 자정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라 하겠습니다.
3. 엊그제 병원 얘기로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 때 맹장쪽 벽에 비친 붉은색 붓기는 암이나 염증일 가능성이 있는데, 붓기가 가라앉고 붉은 색깔도 없어진 것으로 봐 염증이었다는 진료 결과를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또 한 고비를 넘기게 되었습니다. 염려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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