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73.

시편 시 94:8-10.

찬송 4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전화를 하면 반갑게 달려 나올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닌데, 나를 필요로 하는 공간과 일이 있는데, 무엇보다 돌아갈 집이 있고, 나를 기다려 주는 따뜻한 가족이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끔은 세상에 나 혼자 뿐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편안해 지는 낯익은 얼굴들이 왠지 먼 사람처럼 느껴지고, 습관처럼 그 자리에 있는 일과 사람들이 지겹게 느껴질 때, 일상의 작은 빨간 신호등이 켜지는 때이지요. 이럴 때, 다시 일상으로 무사히 돌아오는 방법, 여러분은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지네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829일 방송>

 

2. 오늘은 성령강림절 후 열세번째 주일의 사도서간 히 13:1-17의 말씀을 본문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김상용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말미는 왜 사냐 건, 웃지요라고 맺고 있습니다. 사는 이유를 물을 때 대답하기 어려워하는 건, 근본적인 물음조차 고민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이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1-6, 고전 10:31).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는 말씀에 따르려 하지만, 거기에서 끝나고 마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을 하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지를 모른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산다는 말은 오늘 본문이 가르치는 것처럼 살아가는 일입니다. 형제들을 꾸준히 사랑하는 일, 나그네 대접을 소홀히 하지 않는 일, 감옥에 갇힌 이들이나 학대받는 이들을 자신이 당한 것처럼 기억해 주는 일, 정결한 결혼 생활을 하는 일,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자족하는 생활, 이런 사람들과 동행하신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이런 일들이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일이란 다름 아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가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려면 어떤 사람들 곁에 계시겠습니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그들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모든 크리스천들은 입술로가 아니라 자신의 생활로 주님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7-16).

신앙과 생활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이 점을 오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외식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까닭입니다. 우리의 대 선배이신 베드로도 그런 병에 걸려서 사도 바울에게 크게 책망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어쩌면 초대 기독교회 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을지 모릅니다. 대부분의 유대 기독교인들은 유대인의 율법 특히 할례를 강조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신앙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교회생활과 사회생활을 별개로 이해하는 경향입니다. 그러나 크리스천의 삶이란 세상 사람들에게 완전히 노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주목을 받고 있는 대상이라는 현실을 알아야 합니다. 가족 간에서도 교회의 직분자는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소극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인 자세로 세상에 우리 자신을 알릴 수 있을 정도로 겸손과 봉사하는 정신으로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신앙을 지도하는 분들을 존경하고 따르며 살아가는 것입니다(17-19).

우리 크리스천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신앙심이 깊다는 이유로 자신의 부모나 스승을 홀대하는 일입니다. 슬프게도 이런 이들이 적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한 때 민중 신학자에서는 바울에게서 예수에게로라는 주장을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래서 바울 없이 어떻게 예수께 이를 수 있느냐고 묻고 싶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모나 스승 없이 하나님께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부모와 스승을 보내 주셨고, 그분들을 통해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그 말씀을 순종하도록 훈련시킨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되는 것이나 선생이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좋은 부모와 좋은 스승을 만난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아주 드물게는 자식에 의해서 혹은 제자에 의해서 부모나 스승이 빛날 수도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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